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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다산의 번민과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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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찬주 씨 소설 '다산의 사랑' 펴내
    유네스코(UNESCO)는 장 자크 루소,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1762~1836)을 올해의 기념 인물로 선정하면서 ‘그의 업적과 사상은 한국 사회의 농업, 정치구조 근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했다.

    다산 탄생 250주년을 맞아 다산의 학문적 성취와 인간적 모습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학자가 아닌 ‘인간’ 정약용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인간 정약용’을 만날 수 있는 소설 《다산의 사랑》(봄아필)이 나왔다. 30여년간 불교를 소재로 한 작품을 써온 소설가 정찬주 씨(59·사진)가 30여 편이 넘는 저작과 논문을 보며 여러 해 공부하고 취재해 ‘인간 정약용’을 그렸다. 담담한 문체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남도 사투리가 애잔하게 배어 있다.

    소설엔 다산이 사랑한 여인 ‘남당네’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딸 홍임, 천주교를 믿다가 풍비박산 난 가족, 이청과 황상 등의 제자들, 학자와 인간으로서 깊이 교류했던 두 스님 혜장과 초의가 등장한다. 정씨는 다산과 이들의 관계 속에서 빚어진 다산의 번민과 허허로움을 잔잔한 필치로 풀어냈다.

    정씨는 “다산이 강진에 유배가서 얻은 첩 남당네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으로 소설을 썼다”고 했다.

    “평생 다산만 바라보며 살았지만 결국 닿지 못하고 잊혀져 버린 가련한 존재입니다. 이 소설이 그를 위한 맑은 차 한잔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남당네는 다산의 유배가 풀린 뒤에도 본가로 들어가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 살았다. 본처인 홍씨 부인의 반대 때문이었다. 다산은 가끔 시구를 적어 보내며 남당네에게 그리움을 전했다.

    ‘기러기 끊기고 잉어 잠긴 천리 밖/해마다 오는 소식 한 봉지 차로구나’.

    정씨는 “홍임 모녀를 사랑하면서도 그들과 함께 오순도순 살지 못하고 힘들었던 다산에게도 차 한잔을 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산을 스쳐간 사람들은 제각각 다른 길을 갔다. 딸 홍임은 출가했고 제자들은 모두 떠나가 그를 찾지 않았다. 돌아오고 돌아나오는 게 삶이라지만, 다산은 “불쌍한 사람” “무심한 놈”이라 읊조리며 번민한다. 다산이 달빛에 취해 쓴 시에는 한 작은 인간으로서의 쓸쓸함이 담겨 있다.

    ‘초여름 꽃다운 많은 나무들이/기운차게 읍성을 둘러 있네/진하게 고운 빛 비갠 뒤 좋은데/나그네 심정은 더욱 슬프다/천천히 걸으니 말 탄 것 같고/외로운 꾀꼬리 노래로 달랜다/(…)/하늘 밖 먼 곳에서 파도 소리 들리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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