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영국 시스템반도체 설계회사를 인수한다. 지분 투자까지 포함하면 총 3억4400만달러(약 394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단일 기업 인수(M&A)에 쓴 가장 많은 액수다.

삼성전자는 영국 CSR(Cambridge Silicon Radio)사의 모바일 부문을 분할 인수하기로 계약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인수 가격은 3억1000만달러(약 3546억원)다. CSR사의 모바일 관련 특허와 기술 라이선스, 300여명의 개발 인력을 인수한다. 올 하반기 인수를 완료하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개발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다. CSR사에 3400만달러를 별도 투자, 지분 4.9% 확보함으로써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제어·작동하는 시스템반도체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값이 싸진 영국 기업을 사들이며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

CSR사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GPS(위성위치추적시스템) 등 무선 데이터 통신 관련 핵심 기술을 가진 시스템반도체 설계업체다. GPS 분야 세계 1위, 블루투스 분야는 세계 2위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향후 커질 무선 커넥티비티(연결)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