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이 애플의 7인치대 태블릿PC ‘아이패드미니’ 출시 가능성을 최근 잇따라 보도했다. 지난 4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가 애플이 올해 가을이나 늦어도 연말까지 8인치보다 작은 스크린을 탑재한 아이패드미니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한 데 이어 16일 뉴욕타임스도 애플의 7인치대 아이패드 출시에 관한 기사를 냈다.

애플이 내놓을 아이패드미니는 7.85인치 스크린 크기에 두께는 약 7.2㎜로 예상됐다. 뉴아이패드보다 25%나 얇은 두께다.

블룸버그는 아이패드미니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적용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예상되는 가격은 200달러대 중반으로 현재 판매 중인 9.7인치 뉴아이패드(499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생전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는 소형 태블릿PC에 대해 “사용자들이 키보드를 조작하기 위해 손가락을 갈아낼 수 있도록 사포를 장착해야 할 것”이라고 비꼬아 애플이 7인치대 태블릿PC를 내놓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애플도 저렴한 가격의 7인치대 태블릿PC 수요를 더 이상 놔두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99달러인 아마존 태블릿PC ‘킨들파이어’의 성공사례는 작고 저렴한 태블릿PC에 대한 시장 수요를 증명했다.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꼽히는 구글의 ‘넥서스7’도 1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됐다.

가장 큰 잠재시장인 전자교과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7인치대 태블릿PC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태블릿PC 시장이 교과서를 대체하기 시작하면 구매자들이 가장 크게 고려할 사항은 기기의 휴대성과 가격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운영체제(OS) 점유율 문제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태블릿PC ‘서피스’를 통해 윈도8의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고, 구글 역시 자사 OS인 ‘안드로이드 젤리빈’을 탑재해 제조한 넥서스7을 통해 모바일 시장에 이어 태블릿PC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애플은 현재 태블릿PC 시장에서 6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강자지만, 두 거대 기업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는 저가 태블릿PC 시장에도 손을 뻗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