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16일 오후 6시40분 보도

현대중공업현대차 주식 일부를 팔아 7047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 주식 320만3420주(1.45%)를 블록딜(대량매매)하기로 16일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은 17일 개장 전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처분할 예정이다. 매각주관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다.

주당 매매가격은 이날 종가인 22만8500원에서 3.72% 할인율을 적용한 22만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현대중공업의 현대차 보유주식은 760만3420주(3.45%)에서 440만주(2.0%)로 줄어든다. 현대중공업은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대차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총차입금은 3월 말 현재 12조2701억원으로 2010년 말 9조8444억원 대비 24.6% 늘어났다. 반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작년 5조4734억원으로 2010년 6조3255억원에서 13.5% 감소하는 등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이날 2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전 거래일보다 6000원(2.47%) 떨어진 23만6500원에 마감, 2010년 7월1일(23만500원) 이후 2년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30만~35만원대를 오르내리던 현대중공업 주가는 선박·플랜트 수주가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 들어 5월까지 수주량은 73억1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57억2400만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자회사 실적 부진도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현대중공업이 91.1%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유가 하락 및 이란 원유 도입 차질 여파로 지난 2분기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현대오일뱅크를 연내 상장해 대규모 현금을 조달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필요자금을 7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조진형/오상헌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