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 사태에 연루된 12개 글로벌 은행이 벌금과 피해 보상 등으로 총 220억달러(약 25조3000억원)를 부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리보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은행들이 바클레이즈와 비슷한 수준의 벌금을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투자자 피해보상금 등과 합쳐 최대 220억달러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영국과 미국 당국에 총 4억560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모건스탠리는 “바클레이즈보다 혐의를 늦게 인정한 은행들이 벌금 액수를 낮추긴 어려울 것”이라며 “피해보상금을 제외해도 각 은행은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4~13%씩 줄거나 자산가치가 0.5%씩 쪼그라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별로는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도이체방크가 각각 10억6000만달러와 10억4000만달러로 가장 많은 벌금을 물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로이즈은행의 예상 벌금은 5900만달러였다.

투자자와 거래 당사자의 집단소송 가능성도 추산 비용에 포함됐다. 모건스탠리는 “각 은행은 파생상품 규모 등에 따라 평균 4억달러의 보상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추산액엔 미국과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조사로 추가 발생할 수 있는 수십억달러 규모 벌금은 제외됐다고 모건스탠리는 설명했다.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13일 브리핑에서 리보 조작 등 은행들의 금리 담합 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