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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한전-정부, 타협점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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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호 경제부 기자 dolph@hankyung.com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정부와 한국전력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8일 한전 이사회가 제출한 13.1%의 전기료 인상 요구안을 반려하면서 촉발된 양측 간 줄다리기는 쉽게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전 이사회는 지난 10일 원가연동제를 조건으로 1차 요구안(13.1%)보다 더 높은 16.8%의 인상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한전에 제시한 4~5%대의 가이드라인을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

    정부와 적정 수준에서 절충점을 찾았던 예년과 달리 올해 한전 이사회의 태도는 강경 일변도다. 일부에선 정부를 상대로 ‘법대로 하자’고 하는 등 끝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전의 한 사외이사는 “이번에 낸 인상안은 정부가 정한 법에 따라 원가를 산정해 나온 것”이라며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먼저 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쌍수 전 한전 사장이 전기료를 제대로 못 올렸다는 이유로 소액주주들로부터 14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상황을 고려하면 한전 이사회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한전이 내세우는 인상 명분은 요금 현실화다. 100원에 전력을 생산해 87원에 파는 사업 구조로는 경영 자체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밑지고 파는 장사로 지난 4년간 쌓인 적자만 8조원이 넘는다는 것이다. 전력시설 유지 등 한 해 설비 투자에 투입되는 돈은 10조원가량이다. 이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끌어다 쓴 차입금에 붙는 이자만 하루 6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수용가능한 인상안을 다시 제출할 줄 알았는데 한전 이사회가 조금도 양보할 뜻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솔직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양측 간 기싸움이 계속되면서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여름철 전력피크 수요를 감소시키겠다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양측의 시간끌기는 정부와 한전 모두에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물가 부담을 이유로 전기료 인상을 강제로 억누르기보다는 요금 현실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구체적 실행 계획을 제시하며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전도 원가절감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선행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다.

    이정호 경제부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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