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들이 새로운 성장 분야의 하나로 기업용 클라우드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 대부분이 완료돼 시스템을 교체하는 사업만 남아 있는 등 시장이 정체 단계에 들어섰고, 지난 4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의 공공 정보화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돼 국내 입지가 한층 좁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IT서비스 ‘빅3’ 업체인 삼성SDS, LG CNS, SK C&C는 특정 기업 내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사설 클라우드(Private Cloud), 일부 공개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혼합형 클라우드(Hybrid Cloud) 인프라를 고객사에 구축해 주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제공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특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S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뜻하는 ‘스마트 오피스’ 구현을 위해 본사와 관계사에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사용자가 데이터센터 내 가상 데스크톱에 접속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데스크톱 가상화(VDI)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중앙 서버의 가상 데스크톱을 활용하면 따로 데스크톱을 갖출 필요가 없어 보안 유지에 효과적이고 이동할 때 편리하다. 이 회사는 2010년부터 클라우드 컴퓨팅을 바탕으로 한 유전자 분석 서비스도 진행하는 등 ‘생물정보학’ 분야에도 진출해 있다.

하반기에는 그동안 개발한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SDS는 2009년 4월 오픈소스 기반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 및 분석 기술인 하둡(Hadoop)을 활용하는 전문기업 미국 클라우데라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SK C&C는 정부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며 공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0년 4월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그리드 데이터 분석 플랫폼 개발’ 과제 수행사로 선정됐다. 한전KDN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 개발 과제를 진행했으며, 같은해 6월에는 정부통합전산센터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수주했다.

이 회사가 2010년 자체적으로 개발한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마이클라우드’는 서버 가상화 기술과 대용량 데이터를 여러 대의 서버에 분산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분산연산 기술 등을 제공해 IT인프라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LG CNS는 IT서비스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공공 클라우드(Public Clou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버, 스토리지와 더불어 보안, 네트워크 등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모든 IT 인프라를 가상으로 구축해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설명이다. 가상화된 IT인프라는 물리적으로 구축된 전용 데이터센터와 완전히 동일한 기능을 제공한다. LG CNS는 중소기업과의 상생 차원에서 유망 스타트업 회사를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엘림넷과 함께 정보보안 클라우드 서비스인 ‘나우앤클라우드’도 출시했다.

지난 2월부터는 부산에 면진 설비를 갖춘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LG CNS는 오는 12월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인터넷 기업 등 해외 고객에게도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