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수출포장 "27년 無분규의 힘은 노사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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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부터 원가절감 노력
지난해 흑자전환 이끌어
지난해 흑자전환 이끌어
노사문화 개선과 고용안정에 앞장서고 있는 지방 중소기업이 있다. 경남 창원시 팔용동에 있는 수출용 목재포장 전문업체인 산호수출포장(사장 최은수)이 주인공.
1985년 설립된 산호수출포장은 볼보코리아, 효성중공업, 한국우주항공산업, 한국공작기계 등이 생산한 금형 공작기계 변압기 등을 목재포장해 중국을 비롯 북미 남미 유럽 등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산호수출포장은 설립 이후 27년간 단 한 차례의 감원이나 분규 없이 노사가 똘똘 뭉쳐 회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회사는 한 명의 인위적인 감원을 시도하지 않았고 이에 보답하듯 직원들도 ‘회사의 위기는 곧 나의 위기’라며 2년간 자발적으로 임금동결을 결의하기도 했다. 회사는 2010년 당기 순손실 상태에서도 기본급 5% 인상, 경영성과급 150%를 지급했고 2011년 노사가 함께 원가절감운동과 낭비요소 제거 등의 캠페인을 벌여 흑자전환했다.
노사화합 결과로 2011년 11월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지난 5월 경남 고용우수기업, 6월 고용노동부 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결과를 낳았다.
최 사장은 “목재포장산업은 대부분 공정을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대표적 ‘3D업종’으로 외부출장 작업과 수출의 마지막 공정으로 급발주, 긴급작업이 많다”며 “노사가 서로 신뢰하지 않았다면 이 같은 성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1998년 부친의 회사인 산호수출포장에 입사했고 2006년 부친의 지병으로 서른두 살 때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됐다.
그는 “처음 CEO를 맡을 당시 직원 대부분이 20년 이상 숙련공이어서 회사를 어떻게 경영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입사 때부터 현장에서 직원과 못질을 해가며 호흡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고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는 것이 바로 경영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과의 식사 미팅, 생일자 파티 등을 빼먹지 않고 직원들과 호흡을 같이하고 있다. 또 그룹웨어를 통해 쌍방향 의사소통과 정기적인 노사협의회, 매월 1회 경영검토회의를 가져 조직 구성원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산호수출포장은 고용면에서도 임금피크제 운영을 비롯해 높은 장애인·여성고용률을 자랑해 대기업 못지 않다. 전체 직원 157명 중 55세 이상 고령자가 무려 19명이며 현장 여성직원 12명, 장애인 6명 등 다양한 구성원을 갖추고 있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