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세금 납부를 대신해주겠다고 속여 남대문시장 상인들에게 수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액세서리 상가 상인회장 백모씨(70)를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2007년부터 2010년 6월까지 3년 동안 매출금의 10% 정도인 부가가치세를 대신 신고·납부해주겠다며 액서서리 전문상가 상인 49명에게 모두 8억2200만원을 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남대문시장에서 액세서리 도·소매점을 운영하는 백씨는 10년이나 자치상인회장을 맡으면서 ‘세금납부 대행’ 명목으로 매분기 14만원을 받기로 했다. 세금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인들은 백씨를 고맙게 생각하고 매달 돈을 맡겼다. 그러나 국세청 조사결과 백씨는 가짜 세금 계산서를 통해 실제로는 상인들에게 받은 부가세의 10분의 1가량만 세금으로 납부한 것을 드러났다.

백씨에게 돈을 맡긴 상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탈세자가 됐고, 추가로 세금을 내야할 처지가 됐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