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경제 전문가로 이뤄진 ‘한경 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들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정부 전망치(3.3%)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7월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신문이 8일 한경 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3명의 응답자 중 78%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3.3% 미만으로 전망했다. 특히 노무라(2.7%), 씨티그룹(2.8%), JP모건(2.9%) 등 외국계 투자은행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3%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재철 씨티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럽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부진과 저조한 내수경기에 따른 설비투자 둔화로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출 증가율에 대해서는 57%(13명)가 정부 전망치보다 높은 ‘전년 동기 대비 4% 이상’을 예상했다. 홍춘욱 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에는 중국과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수출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경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은 7~8%대 성장이 가능하겠지만 유럽은 불안한 모습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73%는 하반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사태에 대해 ‘위기가 재차 증폭’되거나 ‘간헐적으로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답했다. 27%만 ‘잠복된 상태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65%가 ‘7%대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고 30%는 ‘8%대 양호한 성장’을 점쳤다.

금통위에서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는 응답이 95%였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전무는 “경기 부진과 물가 상승률 둔화, 부동산 가격 안정으로 금리 인하 여건은 조성됐지만 금통위원들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기준금리 전망은 인하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연말 기준금리가 현 수준(연 3.25%)보다 낮은 3% 미만일 것이라는 응답이 48%로 6월 조사 때(17%)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은 “경기 둔화와 글로벌 금리 인하로 국내 기준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나머지(52%)는 모두 동결로 예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