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또 다시 SK C&C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거액의 돈을 빌렸다. 2010년 9월 이후 수차례에 걸쳐 담보 대출을 받아 총 대출 금액이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2일 보유 중인 SK C&C 주식 50만주를 담보로 한국투자증권과 대출 계약을 맺었다. 6일에는 우리투자증권과 90만주를 담보로 하는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각 증권사 대출 조건으로 미뤄 최 회장이 이달 들어 대출받은 금액은 82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SK C&C처럼 증거금 비율이 40%인 종목은 주식담보대출 비율을 전날 종가의 60%로 적용한다. 우리투자증권은 담보대출 비율이 50%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최근 2년여간 담보로 제공한 SK C&C 주식은 한국투자증권 190만주, 우리투자증권 385만696주 등 총 575만여주에 이른다. SK C&C 전체주식의 11.5% 규모다. 그는 SK C&C 최대주주로 올해 1분기 말 현재 1900만주(지분율 38.0%)를 갖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개인 채무를 변제하기 위한 용도로 추정된다”며 “개인적 사항이라 회사에서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