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서 7일 사상 첫 민주선거가 치러진다.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 집권 후 43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슬람 교리가 국민 통합의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튀니지 제1당으로 올라선 엔나흐당, 이집트 모하메드 무르시 대통령을 배출한 자유정의당에 이어 리비아에서도 이슬람원리주의가 득세할 것으로 보고 있다.

AFP통신은 6일 이집트 대선 결과에 고무된 리비아 이슬람원리주의 정당들이 총선에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에는 무슬림형제단이 세운 정의건설당을 비롯해 국토당(알와탄), 국가의 힘 등 이슬람주의 정당들이 있으며 이 중 한 곳이 제1당으로 유력하다.

리비아에서 이슬람원리주의가 부상하는 이유는 우선 리비아 국민들의 민주정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200석의 제헌의회 의석을 놓고 370여개의 정당이 난립했다. 민주적인 선거를 처음 치르는 데다 정당이 워낙 많아 유권자가 같은 부족 출신이나 지인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도정부를 이끄는 과도국가위원회(NTC)가 이슬람주의 정당들을 물밑 지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슬림형제단 인물이 다수 포함된 NTC는 이슬람원리주의가 우세한 수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하는 북서부지역에 과반인 109석을 배정했다. 반면 동부에는 38석만을 배정했다. 이에 동부지역 부족들은 자치정부를 세우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