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상반기 결산 3] '수입차=비싼車' 공식 깼더니···점유율 10% 코앞
올 상반기(1~6월) 수입차 업계는 가격을 낮춰 한국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했다. 사상 첫 시장 점유율 1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1~6월 내수 전체 시장 대비 수입차 점유율은 9.77%. 업계는 올 연말 10% 벽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가 내세운 강력한 무기는 '가격'. 가격 거품을 빼고 파상 공세를 펼쳐 "수입차는 비싸다"란 이미지를 바꿨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를 없애는 데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 업체별 '몸값 낮추기' 경쟁 치열해져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총 6만2239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 증가했다.

업계는 수입차의 '몸값 낮추기' 전략이 판매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EU(유럽연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관세 인하 효과도 한몫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렉서스 등 주요 업체들은 7월부터 적용되는 한-EU FTA 관세 2차 인하분(5.6%→3.2%)을 1, 2개월 앞당겨 반영해 가격을 내렸다. 벤츠는 차 값을 평균 1.4% 인하했고, BMW와 아우디도 1.5% 낮췄다.

폭스바겐코리아는 3분기 출시 예정인 신형 파사트를 500만 원 낮춰 잡았다. 지난달 부산모터쇼에서 3000만 원 후반에서 4000만 원 초반으로 신형 파사트 가격을 발표했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신형 파사트의 경쟁 차종은 가격 면에서 그랜저"라고 말했을 정도다.

렉서스는 지난 5월 뉴 RX350을 이전 모델보다 590만~940만 원 싸게 내놓았다. 이달부터 사전 계약을 받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뉴 제너레이션 GS 450h와 올뉴 RX 450h의 가격도 이전 모델보다 800만 원, 1000만 원씩 인하했다.

'수입차=비싼 차'란 공식이 무너지면서 젊은 층과 샐러리맨들까지 '수입차'로 눈을 돌렸다.

○"수입차 없어 못 판다" ··· '캠리' 상반기 '떠오른 별'

올 상반기 가장 떠오른 모델은 도요타의 신형 '캠리'다. 도요타의 베스트 셀링 세단인 캠리는 디자인과 운동 성능을 바꾸고 가격을 낮춰 지난 1월 국내에 들어왔다. 배우 김태희를 광고모델로 앞세워 '김태희 마케팅'을 강화했다.

캠리는 상반기 2853대가 팔려 BMW 520d(4466대)에 이어 수입차 베스 트셀링카 2위에 올랐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불고 있는 '독일차 빅4'의 선전을 뒤로 제쳤다.

하지만 브랜드별로 봤을 때 발군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단연 독일차. 판매량 1~4위를 나란히 독일차 빅4(BMW·벤츠·폭스바겐·아우디)가 차지했다. 상반기 판매량은 포르쉐 포함 4만78대. 전년 동기 대비 20% 급증했다.

BMW는 상반기 1만4512대를 판매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입차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벤츠(9807대) 폭스바겐(7754대) 아우디(7297대)가 그 뒤를 잇는다. 미니(2580대)와 롤스로이스(10대)를 포함하면 BMW그룹의 총 판매량은 1만7102대다. 국내 완성차 5위인 쌍용차의 상반기 판매량 2만1841대와 비교했을 때 5000대 차이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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