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들은 매년 이맘때면 사이클 중계를 보느라 텔레비전 앞에서 안절부절 못한다. 장장 3주 동안 계속되는 ‘투르 드 프랑스’ 기간 내내 사람들은 사이클 얘기로 화제의 꽃을 피운다.

사정을 모르는 우리로서는 막연히 지루하게 펼쳐지는 마라톤 중계를 떠올리며 콧방귀를 뀔지 모른다. 그러나 당신도 텔레비전 앞에 앉는다면 시선을 떼기 어려울 것이다. 이건 단순한 사이클 경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스포츠보다 박진감 넘치고 어떤 영화보다도 흥미로운 카메라 워크의 향연이 펼쳐진다. 사이클을 매개로 프랑스의 자연과 역사, 문화가 함께 춤춘다. 우리는 언제쯤 이런 흥미로운 사이클 중계를 볼 수 있을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