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가동했다. 지난달 27일 공식 취임 후 첫 경영 행보다.

신 회장은 5일 기자와 만나 “반복되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가 우리 경제·금융환경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이달부터 비상경영체제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또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부실채권 등에 따라 국내 불확실성도 심화되고 있다”고 비대위 구성 이유를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신 회장이 주관하는 계열사 CEO로 구성된 비대위와 함께 계열사별 최고재무책임자(CFO)-계열사별 실무자로 이어지는 단계별 비대위를 각각 구성했다. 각 비대위는 올해 지주 연결기준 목표 순익인 1조128억원 달성을 위해 매월 사업 물량 및 손익 실적을 분석하고 목표 대비 진도를 조절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이와 함께 올해 지주사 및 각 계열사의 지난해 대비 손익개선실적을 CEO의 성과 평가에 비계량적인 요소로 반영하기로 했다. 또 연말 손익실적은 CEO ‘역량 평가’ 부문에 넣어 계량적인 요소로 평가한다.

농협금융은 또 위기 시나리오를 △현재 수준 유지 △현재보다 10% 실적 악화 △현재보다 20% 실적 악화 등 3단계로 설정하고 상황에 맞춰 경영 계획을 짜기로 했다.

신 회장은 “부실증가, 금리변동성, 규제변화, 대내외 평판 등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그룹 전체가 어려움에 처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수익성과 장기 영업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내실 중심의 경영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