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매각 원점서 재출발…유통 M&A 다시 '안갯속'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MBK, 하이마트 인수 포기
롯데·칼라일·이마트 '3파전'
MBK는 웅진코웨이 인수 주력
교원도 웅진 인수전 가세
롯데·칼라일·이마트 '3파전'
MBK는 웅진코웨이 인수 주력
교원도 웅진 인수전 가세
전자랜드에 이어 하이마트도 우선협상대상자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의 본계약이 무산되면서 유통업계 인수·합병(M&A) 구도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하이마트 대주주들은 다른 인수후보 기업들과 개별 협상 방식으로 재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경쟁 판도가 어떻게 짜여질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전양판점 인수를 포기했던 유통가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다시 협상에 응할지가 관건이다. MBK는 하이마트 대신 웅진코웨이 인수에 주력할 방침이어서 GS리테일, 교원그룹 등과의 인수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MBK, 왜 포기했나
MBK가 하이마트 매각 본계약 체결 직전 인수를 돌연 포기했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는 배타적 협상 시한인 지난 2일 밤 하이마트 인수를 중단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MBK가 하이마트 인수를 포기한 표면적인 이유는 하이마트의 실적 악화다. MBK는 지난달 26일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으로부터 하이마트 최근 실적을 받아본 후 인수포기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전망치보다 2분기 실적이 더 나빴기 때문이다. MBK는 배타적 협상 기간을 2주일 연장할 것을 요청했지만, 하이마트 대주주들이 협상 연장을 거부하자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 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 등으로 올 1분기부터 실적이 나빠졌다. 2분기 실적 악화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IB업계에서는 “MBK 펀드 투자자(LP)들이 하이마트 주가 하락과 향후 기업 전망을 우려해 하이마트 인수를 반대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돈을 대는 LP들이 꺼려해 인수자금 마련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개별 협상으로 매각 추진
하이마트 매각은 개별 협상 방식으로 원점에서 재추진된다. 하이마트 대주주들은 잠재 인수 후보자들을 개별 접촉, 인수 가격과 인수 조건에 대해 협상을 벌인 후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예비입찰이나 본입찰 당시 인수 후보자들이 제안한 인수 가격과 조건은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구속력이 없다. 하이마트 매각 관계자는 “유진그룹,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H&Q 등 하이마트 매각 주체 3곳은 매각 의지에 변함이 없다”며 “본입찰에 참여했던 롯데쇼핑과 칼라일, 전자랜드 인수를 포기한 이마트 등에 매각 의사를 타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인수전 가열
하이마트를 포기한 MBK는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에서는 그동안 MBK가 하이마트보다 웅진코웨이를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했다. MBK가 웅진코웨이 입찰 경쟁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확인되자 실적이 악화된 하이마트를 버리고 웅진코웨이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교원그룹이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들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로써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MBK파트너스와 GS리테일, 롯데쇼핑, 중국 캉자그룹에 교원까지 가세해 ‘5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웅진코웨이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우리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좌동욱/김석/박수진/송태형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