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바클레이즈의 밥 다이아몬드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 조작에 대한 책임을 지고 3일 사퇴했다. 다이아몬드 CEO는 4일 영국 하원의 청문회에 출석해 리보 조작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어서 금융당국 수뇌부까지 파문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영국 BBC는 3일 “다이아몬드 CEO가 리보 조작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마커스 에이지어스 바클레이즈 회장의 사퇴 발표 이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됐던 다이아몬드 CEO는 정치권의 사임 압박에 결국 자리를 내놨다. 이날 제리 델 미시에르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사임했다.

바클레이즈 수뇌부가 자진 사퇴했지만 리보 조작 사태는 당분간 영국 금융권을 뒤흔들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바클레이즈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다이아몬드 CEO가 공격받을 경우 반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상은 폴 터커 영국중앙은행(BOE) 부총재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클레이즈 측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매일 BOE에 리보 금리 관련 사항을 보고했기 때문에 BOE가 조작 사실을 모를 수 없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BOE가 바클레이즈의 리보 금리가 너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장 불안을 감안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다이아몬드 CEO는 터커 부총재와 함께 조작을 논의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대되자 영국 의회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자료 수집을 시작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