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덕수궁 담 헐어 소통광장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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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서울신청사와 잘 어울릴 듯
유럽선 민의수렴 광장문화 발달
한국의 관광아이콘 개발효과 커
김종훈 <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한미글로벌 회장 >
유럽선 민의수렴 광장문화 발달
한국의 관광아이콘 개발효과 커
김종훈 <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한미글로벌 회장 >
약 4년간의 난공사 끝에 서울시 신청사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신청사는 서울의 랜드마크로서, 그리고 ‘시민을 위한, 시민의 공간’으로서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신청사와 서울광장의 기능적, 공간적 연계성 부족을 생각하면 이런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 시점에서 덕수궁의 담장을 허물어 시청앞 서울광장과 합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덕수궁의 담을 허물고 서울 광장과 그 사이에 있는 도로까지 합치면, 지금 서울광장 면적의 7배가 넘는 대형 광장을 조성할 수 있다. 서울시 신청사와 연결되면 조선 500년 역사와 건축 양식, 그리고 전통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 숨쉬는 공간이 생기게 된다. 서울시민은 물론 온 국민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의견 소통과 수렴이 가능한 ‘민의의 광장’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전 세계 관광객 유치는 덤이다. 서울의 심장부에 위치한 덕수궁은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등 조선시대 궁궐들에 가까이 있고, 전통문화 거리인 인사동과도 가깝다. 무교동의 ‘먹거리’, 명동의 ‘살거리’, 주변의 미술관이나 박물관, 극장 등에서 얻을 수 있는 ‘볼거리’, 그리고 탁 트인 광장에서 펼쳐질 음악회와 축제 등의 ‘즐길거리’가 모두 합쳐지면, 그야말로 서울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벨트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
물론 문화유산인 덕수궁의 담장을 허무는 일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현행법상 사적지 주변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심의위원회의 엄격한 심의를 거쳐야 한다. 개방 후에 사적과 유물의 보존이나 관리의 어려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을 것이고, 더 많은 군중에 의한 집회나 시위를 우려하는 정치논리가 개입될 수도 있다.
하지만 덕수궁 담장은 원래부터 돌담이 아니라 덕수궁이 1962년 7월 사적 124호로 지정된 뒤에야 지금처럼 높이 쌓아졌기 때문에 진정한 문화재적 가치를 논하기 어렵다. 돌담의 추억과 정취가 아쉽다면 정동 돌담길을 그대로 두고 서울광장 쪽 담장만 일부 허물면 된다. 교통 문제도 덕수궁과 서울광장을 합한 지하에 세종로를 따라 지하도로를 만들면 해결될 수 있다.
서양의 유명 도시들은 광장을 중심으로 조성된 경우가 많다. 영국의 영웅 넬슨 제독의 트라팔가 해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이나 프랑스 혁명 광장으로 유명한 콩코드 광장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의 광장들은 예나 지금이나 국가와 국민이 소통하는 정치, 종교, 사회,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광장문화의 태동은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도시 중심부나 항구에 위치한 아고라(Agora)가 종교, 정치, 사법, 상업, 사교 등이 행해지는 시민생활의 중심지였다. 시민이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는 장소로 이용하기도 했다. 로마 시대에는 대부분 도시에 포럼(Forum)이라는 광장이 있어 정치와 경제, 교역, 토론 등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이 역시 일반인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이기도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소통과 어우름을 통한 사회의 결속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덕수궁 광장이야말로 서울시와 시민, 더 크게는 정부와 국민들 간의 소통을 활성화해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속에서 민의를 수렴하는 장(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청 공간의 약 60%를 시민공간으로 제공해 열린 시정을 펼쳐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적이 있다.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은 3년 전 어느 모임에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동대문이나 시청 앞은 왜 외국처럼 광장문화가 발달하지 못하는 걸까?”라는 의문부호를 띄우며 덕수궁 담장을 헐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세상은 창의적인 아이디어 하나로 깜짝 놀랄 만한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다. 2003년 폴 매카트니의 노래가 울려 퍼진 후, 동토(凍土)의 공간이었던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이 시민들의 소통과 축제의 장으로 변한 것처럼 덕수궁 광장이 만들어져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과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종훈 <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한미글로벌 회장 jhkim@hmglobal.com >
이 시점에서 덕수궁의 담장을 허물어 시청앞 서울광장과 합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덕수궁의 담을 허물고 서울 광장과 그 사이에 있는 도로까지 합치면, 지금 서울광장 면적의 7배가 넘는 대형 광장을 조성할 수 있다. 서울시 신청사와 연결되면 조선 500년 역사와 건축 양식, 그리고 전통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 숨쉬는 공간이 생기게 된다. 서울시민은 물론 온 국민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의견 소통과 수렴이 가능한 ‘민의의 광장’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전 세계 관광객 유치는 덤이다. 서울의 심장부에 위치한 덕수궁은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등 조선시대 궁궐들에 가까이 있고, 전통문화 거리인 인사동과도 가깝다. 무교동의 ‘먹거리’, 명동의 ‘살거리’, 주변의 미술관이나 박물관, 극장 등에서 얻을 수 있는 ‘볼거리’, 그리고 탁 트인 광장에서 펼쳐질 음악회와 축제 등의 ‘즐길거리’가 모두 합쳐지면, 그야말로 서울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벨트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
물론 문화유산인 덕수궁의 담장을 허무는 일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현행법상 사적지 주변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심의위원회의 엄격한 심의를 거쳐야 한다. 개방 후에 사적과 유물의 보존이나 관리의 어려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을 것이고, 더 많은 군중에 의한 집회나 시위를 우려하는 정치논리가 개입될 수도 있다.
하지만 덕수궁 담장은 원래부터 돌담이 아니라 덕수궁이 1962년 7월 사적 124호로 지정된 뒤에야 지금처럼 높이 쌓아졌기 때문에 진정한 문화재적 가치를 논하기 어렵다. 돌담의 추억과 정취가 아쉽다면 정동 돌담길을 그대로 두고 서울광장 쪽 담장만 일부 허물면 된다. 교통 문제도 덕수궁과 서울광장을 합한 지하에 세종로를 따라 지하도로를 만들면 해결될 수 있다.
서양의 유명 도시들은 광장을 중심으로 조성된 경우가 많다. 영국의 영웅 넬슨 제독의 트라팔가 해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이나 프랑스 혁명 광장으로 유명한 콩코드 광장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의 광장들은 예나 지금이나 국가와 국민이 소통하는 정치, 종교, 사회,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광장문화의 태동은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도시 중심부나 항구에 위치한 아고라(Agora)가 종교, 정치, 사법, 상업, 사교 등이 행해지는 시민생활의 중심지였다. 시민이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는 장소로 이용하기도 했다. 로마 시대에는 대부분 도시에 포럼(Forum)이라는 광장이 있어 정치와 경제, 교역, 토론 등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이 역시 일반인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이기도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소통과 어우름을 통한 사회의 결속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덕수궁 광장이야말로 서울시와 시민, 더 크게는 정부와 국민들 간의 소통을 활성화해 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속에서 민의를 수렴하는 장(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청 공간의 약 60%를 시민공간으로 제공해 열린 시정을 펼쳐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적이 있다.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은 3년 전 어느 모임에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동대문이나 시청 앞은 왜 외국처럼 광장문화가 발달하지 못하는 걸까?”라는 의문부호를 띄우며 덕수궁 담장을 헐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세상은 창의적인 아이디어 하나로 깜짝 놀랄 만한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다. 2003년 폴 매카트니의 노래가 울려 퍼진 후, 동토(凍土)의 공간이었던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이 시민들의 소통과 축제의 장으로 변한 것처럼 덕수궁 광장이 만들어져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과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종훈 <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한미글로벌 회장 jhkim@hmgloba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