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증시전망의 화두는 여전히 유럽과 국제 경기다.

29일 증시전문가들은 다음달 초까지 이어질 유럽 재정 위기 해결 논의와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 가능성에 따라 투자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초점]7월 변수는 유럽·경기…코스피 예상 범위 '1700~2000'

◆ 유럽, 기대 높지 않지만 실망하기도 이르다

유럽 문제의 분기점은 28일~29일(현지시간)에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외에도 다음달 5일에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같은달 9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등이 꼽힌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 리스크에 대한 정책 제시가 미뤄지고 있고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다음달 증시도 지루한 약세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 ECB 정책위원회에서 유럽 은행 대상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LTRO)이 추가로 나온다면 다행이지만 독일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유로안정화기구(ESM) 시행 시기 연기로 현실적인 대안제시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EU 정상회담 이후 관심을 가져야 할 유럽 이슈는 스페인 구제금융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구제 금융 규모의 적정성, 구제금융 지원 여력, 구제금융 조건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구제금융 조건은 다음달 9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유럽이 재정 위기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안도랠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9일 재무장관회의까지 정책 조합이 완성되는 지가 7~8월 코스피지수 반등의 핵심키가 될 것"이라며 "반등을 이끌 정책조합은 이미 제시된 세 가지 대안, 즉 성장 패키지, ECB의 대응, 국채 매입 실행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본드, 금융동맹 등 시장이 근본 해법에 주목하다 보니 이미 제시된 성장 패키지, ECB의 태도 변화,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등은 과소 평가 되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현안(경기침체, 스페인 은행위기)에 초점을 둘 때 비로서 시장의 기대는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실적 눈높이는 낮지만…美·中 경기 부양책 기대

유럽 변수로부터 증시가 한숨 돌리게 되면 다음 관건은 경기다.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정보기술(IT), 자동차 관련 종목들도 최근 주가가 미끄러졌다. 미국, 중국 경제 지표도 부진한 상황이다. 그러나 경제 지표 악화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의 가능성을 키운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의 성격을 갖고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유럽변수가 EU 방화벽으로 변곡점 통과하면 관건은 펀더멘털"이라며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 시나리오는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효과가 탁월한 투자 부문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대신 통화 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은 하반기 중 지급 준비율을 추가로 인하하고 소비 부양책이 추가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고용, 주택지표 부진이 이어질 경우 7월이나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을 골자로 하는 3차 양적완화(QE3)가 검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유연해지더라도 지표를 통해 경기회복이 확인될 시기는 4분기이며, 이를 선반영하더라도 3분기 중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 실적 전망치에 대해서도 조심해서 나쁠 게 없다는 검증 심리가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 팀장도 기업들의 실적 예상치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고 지적하면서도 중국 경기 부양책을 통한 증시 모멘텀을 기대했다.

김 팀장은 "올해 상장사들의 순이익 전망 평균치는 3~4월에 반짝 상향 조정되다가 5월부터 다시 하향세로 반전됐다"며 "아직 기업 이익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기 하강의 골이 더 깊어질 경우 중국이 결국은 투자를 통한 경기 부양을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이 투자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선회할 경우 한국의 소재와 산업재 종목들은 중국발 특수를 다시 한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