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南에서 노예생활"…김정은 찬양

남한에서 생활하다 북한으로 귀환한 탈북자가 28일 평양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남조선으로 끌려갔다가 공화국의 품으로 돌아온 박정숙 여성이 2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국내외 기자들과 회견했다"며 해당 여성의 탈북경위와 귀환 소감 등을 전했다.

북한 매체가 탈북자가 북한으로 귀환했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까지 전한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살던 박정숙은 6·25전쟁 때 남한으로 내려간 아버지를 찾으려고 2006년 3월29일 밤 탈북했다가 6년 만인 지난 5월25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박정숙은 남한생활에 대해 "탈북자들에게 차례지는 일자리란 오물청소, 그릇닦기, 시중들기 등 가장 비천하고 어려운 일뿐이며 자살률은 여느 사람들의 5배에 달한다"며 "탈북자들은 남조선 사회를 저주하고 자신들을 원망하며 공화국(북한)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박정숙은 또 "김정은 장군님께서는 저의 죄많은 과거를 조금도 탓하지 않으시고 따뜻한 한품에 안아주시였으며 대해 같은 사랑과 은정을 부어주시였다"며 "장군님께서는 죄인이나 다름없는 저를 김원균명칭 평양음악대학 교단에 서있는 아들과 함께 평양에 모여살도록 해주셨다"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감사를 전했다.

통신은 박정숙의 남한 생활이 노예나 다름없었고 그가 남한 정보원들의 유인전술에 휘말려 탈북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런 기자회견을 마련한 데는 탈북을 차단하고 정권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기자회견에는 북한 및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자들과 중국, 러시아, 미국 기자들이 참석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