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올림픽 도전입니다.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준비한 만큼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아름답게 마무리하겠습니다.”(레슬링 정지현)

“부담감은 내려놨습니다. 지옥훈련도 웃으면서 하고 있고, 웃으면서 런던에서 돌아오겠습니다.”(유도 김재범)

런던올림픽에서 3회 연속 톱10을 노리는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을 향한 필승의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 선수단은 런던올림픽 개막까지 30일 남은 27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를 갖고 배드민턴 이용대 선수 등 11종목 41명의 선수가 참가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범 등 젊은 선수들은 부담감을 던져버리고 금메달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지현 등 런던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노장들은 마지막 불꽃 투혼을 불사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문턱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려야 했던 선수들은 명예 회복을 위해 4년간 칼을 갈았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 정지현은 런던올림픽만 기다려왔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화려하게 부상했던 그는 2연패를 노리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4강 진출에도 실패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정지현은 “세 번째 도전인 런던올림픽을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준비해왔다”며 “레슬링은 전통적인 효자 종목이면서도 베이징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충분히 준비했고 이번엔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4년 전 흘렸던 통한의 눈물은 힘든 훈련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남자 유도 왕기춘은 베이징올림픽 73㎏ 결승에서 갈비뼈 부상을 안고 13초 만에 한판 패를 당해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날 “금메달에 대한 기대가 많은데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부담감이 크지 않다는 것”이라며 “훈련을 그만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금메달을 기대해 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펜싱 여자 플뢰레의 남현희는 “금메달을 목표로 4년을 준비했다. 부담감은 없다”며 “30일을 앞두고 훈련과 전술을 보강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자신한다”고 했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기습 공격을 허용하며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을 안고 있다.

이기흥 한국 선수단장은 “선수들이 금메달 10개 이상 톱10이란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민들의 성원이 있어야 한다”며 올림픽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