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거부(巨富)' 이민주 회장과 투자철학이 분명한 워렌버핏이 동급이라구요?"

"이 회장의 지분 매입 사실이 해당기업의 가치를 단번에 15% 가까이 끌어올릴 만한 재료는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街) 스몰캡 애널리스트들이 1조원대 거부로 유명한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의 지분 매입 소식에 상한가(가격제한폭)로 직행한 인포뱅크의 급등세를 보고 내뱉은 뼈있는 말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회장이 뚜렷한 자기매매 원칙을 시장에 공개한 뒤 직접매매에 나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는 반드시 자제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포뱅크는 27일 오후 1시45분 현재 전날보다 14.86% 급등한 77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 이후 지금까지 거래량은 전날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인 16만주에 불과하고, 상한가 매수잔량만 130만주를 웃돌고 있다.
일평균 거래량만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인포뱅크의 주가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인포뱅크는 전날에도 나흘 만에 급반등해 13% 이상 뛰어올랐었다.

인포뱅크의 이러한 급등세는 이 회장의 지분 매입 사실이 뒤늦게 시장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올 3월말 기준으로 인포뱅크의 지분 4.2%(36만8262주)를 장내에서 매입, 보유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A증권사 한 簾罐?뵈?� 이 같은 '이민주 효과'에 대해 "기업의 본질가치와 무관한 테마성 이슈이기 때문에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뒤늦게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자칫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이 회장도 '큰 손'인 개인투자자에 불과하다"며 "증시에서 '큰 손'이라는 상징성과 기대감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 기대가 기업의 가치를 15% 가까이 끌어올릴 만한 호재는 아닐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일종의 정치인 테마주(株)와 다를 바 없다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그는 "기업의 본질가치와 무관하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로 인해 주가가 치솟는 이런 현상은 늘 시장이 경계해야 할 테마주와 같은 것"이라며 "과거 화려한 명성에만 사로잡혀 투자지표를 모두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B증권사의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이 회장의 과거 투자기업인 MDS테크를 실례로 들면서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 회장이 투자했다고 해서 주가가 급등할 이유는 당연히 없다"며 "올 2월 이 회장이 투자했던 임베디드 솔루션 전문기업인 MDS테크란 곳도 당시 이틀 만에 20% 가까이 주가가 뛰었지만 결국 현재 1만2000원선으로 다시 내려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의 본질가치와 사업 내용뿐 아니라 재무제표까지 모두 종합적으로 판단해 투자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포뱅크는 지난해 매출액 694억원, 영업손실 19억원, 순이익 3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0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00만원과 31억원. 순이익의 경우 그간 단순투자해 놓은 컴투스의 보유지분 매각이익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포뱅크의 컴투스 보유지분은 작년초 약 8%에 달했고, 작년말 5%대로 낮아졌다. 이후 지난 3월말 기준으로 2.4%대까지 줄어들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