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칼을 빼 들었다. 긴급 처방전은 내년께 QM5보다 작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내놓는다는 것.

올 들어 한국 사업이 힘들어지자 분위기 쇄신을 위해 방한한 카를로스 타바레스 르노 부회장(사진)은 27일 "르노삼성 매각은 헛소문" 이라며 "내년 중 소형 SUV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타바레스 부회장이 언급한 소형 SUV는 르노삼성이 지난달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캡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양산차다.

올 1~5월까지 르노삼성의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3% 급감한 2만6640대에 그쳤다. 주문이 줄자 재고 유지 탓에 부산공장의 생산 가동도 일시 중단했다.

업계에선 르노삼성이 차종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차를 추가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요구도 나온다. 르노삼성의 내수 차종은 승용차 3개 모델과 SUV 1개 모델로 완성차 5개사 가운데 가장 적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회사 분위기가 좋지 않아 르노그룹 부회장이 한국을 찾았을 것" 이라며 "신차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는 수입차는 물론 내수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대응하려면 모델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르노그룹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타바레스 부회장은 카를로스 곤 회장에 이은 그룹 내 2인자로 꼽힌다. 전날 한국에 도착한 뒤 용인에 있는 르노삼성 중앙기술연구소를 찾아 경영 현황과 연구개발 실태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