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업실적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실적개선이 예상되면서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물량이 부담이 돼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종목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BW가 주가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매도 종목에 대해선 저가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종목으론 신화인터텍이 꼽힌다. 신화인터텍은 LCD(액정표시장치) 핵심부품인 광학필름 제조업체로, 지난해 7월 오성엘에스티에 인수된 이후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높은 시너지와 신규 제품인 복합필름 출시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에만 900억원의 비용절감을 이뤘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매출이 13.9% 증가한 3644억원, 영업이익은 266.7% 늘어난 363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그러나 주가는 지난달 이후 15.9% 떨어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위기에 따른 증시 침체 탓도 있지만 전체 발행주식의 75.2%에 달하는 BW 물량이 발목을 잡은 것이란 분석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BW 물량 대부분은 오성엘에스티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지분이거나 삼성과 신화인터텍의 협력관계 강화를 위해 발행된 것”이라며 “BW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케이피에프도 올해 매출이 2953억원으로 19.4%, 영업이익은 236억원으로 26.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체 발행주식 수의 28.8%에 해당하는 BW 물량이 부담되고 있다. 케이피에프 역시 BW로 인한 희석을 고려해도 성장성을 반영하지 못한 주가란 평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