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중국의 임금 상승률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25일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에 따르면 올 들어 12개 성·시(省·市)가 평균 14% 인상된 임금지도선을 공개했다. 발표된 임금지도선의 상한선은 20%, 하한선은 5% 수준이었다.

임금지도선은 지방정부가 그 해의 경제 발전 수준을 감안, 기업에 제안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강제조항은 아니지만 기업의 단체협상에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임금 수준 결정에 큰 역할을 한다.

올해 수치는 지난해에 비해 대체적으로 2~3% 떨어진 것이다. 임금지도선을 공개한 성·시도 지난해에 비해 4곳 줄었다. 인력자원·사회보장부 관계자는 “올해는 경제 불황으로 많은 지역이 임금지도선 발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임금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금지도선의 인상률이 낮아진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리밍(楊黎明) 노동임금연구소 부소장은 “임금지도선은 직원의 임금 수준과 기업 이익을 고려해 정해진다”며 “올해는 경제 환경이 불확실해 보수적으로 발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기업 이익은 올 들어 4월까지 전년 동기에 비해 1.6% 하락하는 등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전문가들은 임금 수준을 높이려면 정부가 구조적 감세를 빨리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안레이(原磊) 사회과학원 공업운행실 부주임은 “기업이 부담하는 영업세와 소비세를 대폭 내리면 기업 이익 하락을 막을 수 있다”며 “구조적 감세를 통해 수입분배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