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윙윙, 쉭쉭쉭'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한시간여 거리의 옌퐁(Yen-Phong) 산업단지에 있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업체 플렉스컴의 베트남 생산법인 플렉스컴비나에서는 토요일인 지난 23일에도 기계들이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국내 FPCB 생산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전자와 함께 베트남에 진출한 플렉스컴비나는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SEV)의 스마트폰 생산이 늘어나면서 공급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탐방]플렉스컴비나, 갤럭시 타고 '쑥쑥'…월매출 100억 돌파
이종석 플렉스컴비나 법인장은 "처음 베트남에 올 때 월 매출 100억원 정도 하는 공장을 만들자는 게 목표였는데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 같다"며 "이달에만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플렉스컴비나는 2009년 8월 공장 건축을 완료하고 2009년 11월부터 FPCB 양산에 돌입해 그해 3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 매출은 2010년 160억원, 2011년 540억원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도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법인장은 "내부적으로 올해 1050억원이 (플렉스컴비나의) 매출 목표인데, 6월까지 500억원을 달성했다"며 "업종 특성상 하반기로 갈수록 매출이 많이 일어나 올해 최소 1000억원 매출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동률은 공정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85% 정도 가동되고 있다"며 고객이 요구하는 순간 납기 대응이나 순간 물량변화가 심해 가동률 90% 정도면 일반적으로 100% 가동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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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컴비나가 이같은 성장세를 나타내는 것은 삼성전자가 베트남 생산법인을 스마트폰 생산기지로 전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은 올해 스마트폰을 포함해 1억대 가량의 휴대폰 생산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플렉스컴비나의 매출 중 상당부분이 스마트폰에서 발생되고 있다. 현재 플렉스컴비나 전체 매출의 80%가 휴대폰과 관련된 것으로, 이 중 70%가 스마트폰 관련 매출이다. 플렉스컴비나에서는 이어잭, 볼륨키, 터치키 등 갤럭시3에 여러가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법인장은 "플렉스컴비나는 FPCB 관련해 저가에서 고가제품까지 고객이 요구하는 모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베트남은 설비 고장시 수리 등이 쉽지 않아 FPCB, 표면실장(SMT), 모듈(SUB PBA) 등 전 설비를 최신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타 기업들의 경우에는 FPCB를 따로 만들고 SMT나 서브PBA를 따로 만드는데 우리는 공장 내에서 일괄 생산할 수 있는 체제 갖고 있다"며 "FPCB업계에서는 우리와 에스아이플렉스 뿐으로, 삼성전자 역시 우리가 일괄생산하는 부분에 대해 메리트를 많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플렉스컴비나가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의 모든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주문 증가에 대비해 이달말까지 증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에 증설이 완료되면 여유공간없이 설비 확충이 마무리되고 FPCB 월 생산량 4만㎡(1000만대), SMT와 SUB PBA는 각각 월 5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플렉스컴비나 직원도 현재 2300명까지 늘어났고 올해 25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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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컴비나는 추가 증설을 위해 15분 거리의 지역에 현재 공장부지와 비슷한 크기(3만2000㎡)의 부지를 최근 매입했다.

이 법인장은 "향후 현 공장은 설비중심의 공정, 신규 공장은 인력중심의 공정으로 재편해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부 공간은 차후 아이템과 연관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삼성전자 이외 다른 고객들에 대한 공급도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하노이(베트남) =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