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도 빚이 많으면 살림살이를 줄이게 마련입니다. 공단의 위기극복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김광재 이사장(사진)의 말이다. 그는 외부행사나 출장이 없는 날 항상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비용을 아끼고,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2012년 ‘올해 CEO 대상’ 리더십 대상을 수상한 김 이사장은 2011년 8월 취임했다. 당시 “그동안 잘한 점은 계승하고 미비한 점은 개선하며 잘못된 점은 과감하게 개혁해 공단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편리하고 안전한 철도건설 △신뢰와 상생의 활기찬 조직 구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공기관을 실현하겠다는 목표였다.

이후 김 이사장은 목표를 향해 매진했다. 먼저 공기업에서 흔한 고질적 문제인 부채 해결에 나섰다. 비용절감, 재무관리, 수익창출 등을 전사적으로 추진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올해 금융부채를 당초 계획보다 6000억원 줄였다. 또 공단 출범 최초로 부채이자 415억원을 순수 상환했다. 불필요 과잉시설 축소 및 폐지 등을 통해 건설사업 예산도 6566억원 삭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당기순손실을 1216억원 줄였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공단의 체질도 확 바꿨다. 김 이사장 취임 당시 공단의 청렴도는 3년 연속 최하위권이었다. 건설 현장에서는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동력과 구심점도 없는 총체적 경영위기였다.

김 이사장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국 114개 철도건설 현장을 찾아 실태를 점검했다. 이를 통해 공단이 처한 문제점과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나갔다. 또 ‘전국 90분대 철도망 구축을 통한 철도강국 실현’ 등 비전과 목표를 새롭게 세워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올해 들어서는 공단 체질개선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단장 등 고위직을 폐지하고, 부장 이상 상위 28개 직위를 감축하는 등 효율적인 ‘강소조직’을 구축했다. 또 성과가 부진한 직원이나 직무 부적격자를 퇴출시키고, 직위 공모제를 시행했다.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수서발 KTX 제2사업자 선정에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김 이사장은 “KTX 경쟁체제 도입은 국가 철도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적 정책”이라며 “113년간 철도운영 독점을 타파하고, 요금인하 등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