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올해의 CEO 대상] 위기·변화의 시대…기업의 생사, 슈퍼 CEO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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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환경 분·초 단위 변화…리더 의존도 갈수록 커져
잡스 같은 '슈퍼 CEO' 요구
올해의 CEO 대상 23명 선정
잡스 같은 '슈퍼 CEO' 요구
올해의 CEO 대상 23명 선정
프라다 구찌 페라가모 등 명품이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온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탁월한 디자인과 높은 수준의 품질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치르고도 아깝지 않을 만큼 차별적 가치를 느끼는 것이 명품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하나의 명품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품질 이상의 장인정신, 친근함, 마니아, 일관된 전통, 희소성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명품의 정의는 경영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경영자라고 해서 다 같은 경영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과는 뛰어나지만 구성원들이 존경하지 않는 경영자, 구성원들은 좋아하지만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영자도 있다.
한때 기업의 성과와 더불어 명성이 높던 경영자라 하더라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기도 한다. 산업혁명가로 불리던 컴팩의 최고경영자(CEO) 에크하드 파이퍼는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또한 혜성처럼 등장해 경영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며 휴렛팩커드(HP)를 이끌었던 칼리 피오리나 역시 컴팩 인수에 대한 책임과 성과 부진으로 자리를 물러났다. 이들은 좋은 경영자라는 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명품 경영자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훌륭한 경영자로 칭송되며 오래도록 회자되는 CEO들도 있다. 이들은 마치 명품처럼 비싼 몸값을 들여서라도 영입하고 싶은 CEO일뿐만 아니라 모든 경영자들이 닮고 싶어하는 그런 경영자다. 바로 ‘명품 CEO’ 다. 명품 CEO는 시장으로부터 탁월한 성과 창출 능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사회와 구성원들로부터 존경받으며 일류 기업을 만드는 경영자다.
기업의 생사를 좌우하는 힘은 CEO의 역량에 달려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21세기 들어 이 사실이 갖는 무게감은 부쩍 커졌다.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각종 기업용 전산시스템이 구축되고 경영기법이 다양화됐지만 CEO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경쟁 속도가 빨라지고 기업 환경이 분초단위로 변하면서 기업의 명운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 퇴출됐다가 파산 직전에 컴백해 애플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던 고(故) 스티브 잡스는 경영자 한 명의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만큼 지금의 경영환경은 한층 빨라진 변화 속도에 맞춰 기업을 이끌 수 있는 명품이자 ‘슈퍼 CEO’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슈퍼 CEO에게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경영전문지 월드 이그제큐티브 다이제스트는 달라진 경영환경에서 필요한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큰 그림을 그리라는 것.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려 대세를 그르치지 말고 변화의 흐름을 읽어야 하며 아예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자세로 판을 짜야 한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사이버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온라인 인프라를 통한 마케팅은 이제 보편화됐지만 많은 기업들이 인프라만 갖추면 해결된다는 오류를 범한다.
세 번째는 ‘시장에 접근하라’는 것이다. 고객은 언제나 옳기 때문에 고객의 수요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기 기업의 사업계획을 짜기 전에 고객의 사업계획을 연구해야 한다.
시장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리더가 돼야 한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위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세계는 이제 하나의 시장이다. 한 가지라도 좋다. 핵심역량을 갖출 수 있는 부문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기업의 리더로서 직원들을 바라보는 눈도 바꿔야 한다. 지금은 개인 시대다. 직원들에게 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새로운 충성심을 창출하게 해야 한다. 충성스런 직원은 충성스런 고객을 낳고 충성스런 투자자를 유치한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정직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명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다보니 ‘착한 기업’이 살아남고 있다. 또 CEO의 경영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기업 승계에 있어서도 2세를 고집하지 말고 외부로 눈을 넓힐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을 지식기업으로 바꿔야 한다. 오늘날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CEO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에 이어 ‘2012 올해의 CEO 대상’을 선정해 시상한 것은 CEO 능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위기돌파력은 물론 지속성장이 가능한 혁신력과 미래분석력을 두루 갖춘 리더를 발굴,시상함으로써 스티브 잡스처럼 세계적인 슈퍼 CEO를 육성하자는 게 이 상의 제정 배경이다. 올해의 CEO 대상을 수상한 23명의 경영자들은 이 같은 슈퍼 CEO 후보로서 손색이 없다.
이번 CEO 대상엔 리더십 경영부문에서 정병국 한국쓰리엠 사장과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공공부문)이 수상한 것을 비롯해 △고영립 화승그룹 회장(글로벌 경영 부문) △김용환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글로벌경영·공공부문) △고명호 한솔홈데코 사장(가치경영 부문) △강승철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가치경영 · 공공부문)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사회공헌경영) △강윤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사회공헌경영·공공부문)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사회책임경영) △김하중 동부저축은행 사장(윤리경영)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윤리경영·공공부문) △서진원 신한은행 은행장(지속가능경영)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지속가능경영·공공부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창의혁신경영)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창의혁신경영·공공부문) △박건현 신세계 대표(고객만족경영) △엄항석 두산디에스티 사장(기술혁신경영) △강희용 LIG건설 사장(미래경영) △노치용 KB투자증권 사장(신뢰경영)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창조경영) △남성우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축산경제대표(친환경녹색경영)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혁신경영) △양유석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원장(R&D경영·공공부문) 등이 상을 받았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명품의 정의는 경영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경영자라고 해서 다 같은 경영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과는 뛰어나지만 구성원들이 존경하지 않는 경영자, 구성원들은 좋아하지만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영자도 있다.
한때 기업의 성과와 더불어 명성이 높던 경영자라 하더라도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기도 한다. 산업혁명가로 불리던 컴팩의 최고경영자(CEO) 에크하드 파이퍼는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또한 혜성처럼 등장해 경영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며 휴렛팩커드(HP)를 이끌었던 칼리 피오리나 역시 컴팩 인수에 대한 책임과 성과 부진으로 자리를 물러났다. 이들은 좋은 경영자라는 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명품 경영자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훌륭한 경영자로 칭송되며 오래도록 회자되는 CEO들도 있다. 이들은 마치 명품처럼 비싼 몸값을 들여서라도 영입하고 싶은 CEO일뿐만 아니라 모든 경영자들이 닮고 싶어하는 그런 경영자다. 바로 ‘명품 CEO’ 다. 명품 CEO는 시장으로부터 탁월한 성과 창출 능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사회와 구성원들로부터 존경받으며 일류 기업을 만드는 경영자다.
기업의 생사를 좌우하는 힘은 CEO의 역량에 달려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21세기 들어 이 사실이 갖는 무게감은 부쩍 커졌다.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각종 기업용 전산시스템이 구축되고 경영기법이 다양화됐지만 CEO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경쟁 속도가 빨라지고 기업 환경이 분초단위로 변하면서 기업의 명운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 퇴출됐다가 파산 직전에 컴백해 애플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던 고(故) 스티브 잡스는 경영자 한 명의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만큼 지금의 경영환경은 한층 빨라진 변화 속도에 맞춰 기업을 이끌 수 있는 명품이자 ‘슈퍼 CEO’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슈퍼 CEO에게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경영전문지 월드 이그제큐티브 다이제스트는 달라진 경영환경에서 필요한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큰 그림을 그리라는 것.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려 대세를 그르치지 말고 변화의 흐름을 읽어야 하며 아예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자세로 판을 짜야 한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사이버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온라인 인프라를 통한 마케팅은 이제 보편화됐지만 많은 기업들이 인프라만 갖추면 해결된다는 오류를 범한다.
세 번째는 ‘시장에 접근하라’는 것이다. 고객은 언제나 옳기 때문에 고객의 수요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기 기업의 사업계획을 짜기 전에 고객의 사업계획을 연구해야 한다.
시장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리더가 돼야 한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위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세계는 이제 하나의 시장이다. 한 가지라도 좋다. 핵심역량을 갖출 수 있는 부문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기업의 리더로서 직원들을 바라보는 눈도 바꿔야 한다. 지금은 개인 시대다. 직원들에게 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새로운 충성심을 창출하게 해야 한다. 충성스런 직원은 충성스런 고객을 낳고 충성스런 투자자를 유치한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정직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명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다보니 ‘착한 기업’이 살아남고 있다. 또 CEO의 경영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기업 승계에 있어서도 2세를 고집하지 말고 외부로 눈을 넓힐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을 지식기업으로 바꿔야 한다. 오늘날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CEO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에 이어 ‘2012 올해의 CEO 대상’을 선정해 시상한 것은 CEO 능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위기돌파력은 물론 지속성장이 가능한 혁신력과 미래분석력을 두루 갖춘 리더를 발굴,시상함으로써 스티브 잡스처럼 세계적인 슈퍼 CEO를 육성하자는 게 이 상의 제정 배경이다. 올해의 CEO 대상을 수상한 23명의 경영자들은 이 같은 슈퍼 CEO 후보로서 손색이 없다.
이번 CEO 대상엔 리더십 경영부문에서 정병국 한국쓰리엠 사장과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공공부문)이 수상한 것을 비롯해 △고영립 화승그룹 회장(글로벌 경영 부문) △김용환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글로벌경영·공공부문) △고명호 한솔홈데코 사장(가치경영 부문) △강승철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가치경영 · 공공부문)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사회공헌경영) △강윤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사회공헌경영·공공부문)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사회책임경영) △김하중 동부저축은행 사장(윤리경영)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윤리경영·공공부문) △서진원 신한은행 은행장(지속가능경영)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지속가능경영·공공부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창의혁신경영)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창의혁신경영·공공부문) △박건현 신세계 대표(고객만족경영) △엄항석 두산디에스티 사장(기술혁신경영) △강희용 LIG건설 사장(미래경영) △노치용 KB투자증권 사장(신뢰경영)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창조경영) △남성우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축산경제대표(친환경녹색경영)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혁신경영) △양유석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원장(R&D경영·공공부문) 등이 상을 받았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