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팀과 중학교팀이 축구시합을 한다면 결과는 보나마나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프로팀 선수들은 공을 차기 전에 매번 코치와 감독의 지시를 받아야만 하고, 중학교팀은 별도의 지시 없이 서툰 솜씨지만 즉시 공을 몰아 골대에 집어넣는다고 가정하자. 선수들의 엄청난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프로팀은 중학생 선수에게 공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스마트 시대’는 곧 ‘네트워크의 시대’다. 정보를 공유하고 모두 참여해 스스로 진화하는 조직이 승자가 되는 시대다. 개인과 개인이 촘촘하게 연결돼 각자의 활동이 투명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여지는 세상이다. 상부 지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피라미드 구조의 기업들은 중학교팀 같은 네트워크형 조직이 출현하는 것만으로도 경쟁력을 잃어버릴 확률이 높다. 어떤 산업군이라도 이런 스피디한 네트워크 조직이 등장하면 기존 위계질서가 명확한 피라미드 조직은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의 인재는 어떤 사람들일까. 주어진 지식을 잘 학습해 좋은 성적을 받은 자들만 인재인 것일까. 우리의 통념으로는 당연히 그럴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시대는 그런 인재보다는 매우 다른 역량을 가진 인재를 찾고 있다. 지식은 그저 찾을 수 있으면 되는 시대다. 굳이 내 머리 안에 담고 있지 않아도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는 스마트 단말기를 갖고 다니면 그만이다. 문제는 어떤 지식을 꺼낼 것인가와 얼마나 왕성하게 그 지식을 탐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역량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었고 그러기 위해 학연도 필요했고 스펙도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리가 주는 파워보다 공감대 형성으로 인한 파워가 더욱 강해지는 세상이다. 안철수 신드롬은 그 분이 대단한 자리에 앉아서가 아니라 공감대에 의한 파워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런 공감대를 확대하려면 역시 멋진 스토리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 마치 공산품처럼 좋은 스펙에 의존하는 사람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인간적인 그리고 기복 있는 삶 그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극복해내는 스토리를 가진 인물이 주목받는다. 그것이 확대되면 공감이라는 파워가 형성되는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늘 긍정적인 도전을 통해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는 사람, 바로 이런 인재가 미래 인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스토리(Story)를 멋지게 가꾸어 나가며, 많은 사람들과 공감(Empathy)을 확대하는 가운데 어떠한 역경도 능히 이겨낼 수 있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를 가지고 가슴에서 솟구치는 성취(Achievement)를 추구하는 사람, 그렇게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 바로 미래형 인재다. 우리는 이런 인재를 SERA형 인재라 부른다. 이런 SERA형 인재가 다양한 분야에서 멋지게 활약할 때 우리 사회는 행복한 국민이 만드는 행복한 국가, 즉 ‘의미있는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하진 < 새누리당 국회의원 hajin@haj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