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장년층 실업 문제가 1990년대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미국의 45~64세 중장년층 가운데 실업자는 350만명 이상으로 실업률이 6%에 달했다. 이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1990년대의 5.7%보다 높은 수치다. 45~64세 실업자 가운데 39%는 1년 이상 장기 실업 상태다.

이 신문은 “중장년층의 이 같은 실업률은 미국 현대사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중장년층 실업률은 25세 이하 실업률보다 10%포인트 낮다.

하지만 중장년층의 특수성 탓에 사회 전체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가족 부양의 책임을 지고 있는 중장년층의 실업은 본인은 물론 대학에 다니는 자녀의 학비나 노후에 수입이 끊긴 부모의 부양에도 차질을 빚는다는 것이다. 중장년층은 또 일자리를 잃고 나서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가 젊은층보다 어렵다. 중장년층이 새 일자리를 찾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년으로 25~44세보다 2개월이 더 길다.

스티븐 데이비스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경기침체가 1990년대·2000년대 초기의 경기침체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젊은층이나 비정규직보다 산업현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정규직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