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전망치가 발표되는 ‘프리어닝 시즌’을 맞아 코스닥시장 기술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낙수효과(트리클다운)’로 실적 모멘텀을 갖춘 데다 외국인 이탈 등 대외 변수의 충격을 덜 받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이후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에 비해 낙폭이 컸고, 최근 기관의 순매수가 유입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등에 아랑곳하지 않고 뚜렷한 실적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달라진 기관, 코스닥 2096억원 순매수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지수는 0.2% 오르는 데 그쳤지만 코스닥지수는 2.8% 상승했다. 기관이 최근 4일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832억원 순매수한 것을 포함해 5월 이후 2096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김용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쏠림현상 해소와 펀드자금 유입으로 기관의 매수 여력도 커지고 있어 오는 7월 이후 중소형주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분석에 의하면 중소형주의 등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투자 주체는 기관이다. 외국인은 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 중립이었고 개인의 매매 패턴은 주가 흐름과 반대였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에서 정보기술(IT) 업종 비중이 43%로 높은 점도 코스닥의 강세를 예상케 하는 요인이다. 이들은 삼성전자 등 유가증권시장 대형 IT주의 실적에 바로 영향을 받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50개 종목 중 IT업종의 2~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150개 종목 평균 순이익 증가율(28%)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스마트폰·반도체장비·피팅 돋보여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는 업종은 스마트폰 관련주, 플랜트용 피팅(관이음쇠), 반도체장비 업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 종목은 모두 16개로, 이 중 6개가 스마트폰 관련 종목이었다. 이어 반도체 장비업체 3곳, 피팅업체 2곳 순으로 많았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종목은 연성회로기판(FPCB)업체인 인터플렉스로 나타났다. 2분기 영업이익은 14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3억원)보다 951.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다른 FPCB 업체인 비에이치는 79.6%, 이녹스는 86.5% 늘어날 전망이다. 인프라웨어(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JCE(모바일 게임) 파트론(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등의 영업이익 증가율 추정치도 높게 나타났다.

반도체장비 대장주로 꼽히는 유진테크의 2분기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6.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양쪽으로 수혜를 받는 원익IPS는 117.3%,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투자의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히는 네패스는 8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피팅업체 중에선 태광(421.2%)과 성광벤드(130.4%)가 100%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IT주가 아닌 종목으로는 씨젠(162.8%) 메디톡스(157.0%) 모두투어(80.39%) 파라다이스(69.9%) 국순당(57.8%) 등의 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