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와 핵심 소재 생산장비 제조기업인 피엔티가 오는 27~28일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전기자동차(EV)와 휴대전화, 3D 텔레비전, 발광다이오드(LED)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와 소재 생산장비 제조업체인 피엔티에는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럿 따라 붙는다.

세계 최초로 자동차용 카메라에 적용이 가능한 카메라 모듈 관련 설비(VCM 오토라인)를 개발했을 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특수박 도금기술, 웨이퍼 그라인딩(반도체에 쓰이는 웨이퍼를 평탄하게 연마하는 장비) 설비, 액정표시장치(LCD) 연마 설비, FCCL(전자소재) 설비, 2차전지 전극 및 분리막 코팅장비(Coater) 개발에 성공했다.

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프리즘·광학필름 코팅설비를 개발했다. 전체 직원의 73%가 연구·개발(R&D) 인력이고, 이들의 60%가 경력 5년 이상 전문가로 이뤄져 있을 정도로 탄탄한 R&D 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다. 이 회사 김준섭 대표도 설계 경력 22년의 베테랑이다.

피엔티는 국내에서 2차전지와 코퍼(Copper·동박) 생산 전 공정의 설비를 납품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다.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소재 제조설비의 국산화는 원가절감을 위해 국산 장비를 찾는 삼성SDI LG전자 LG화학 등 국내 대기업들의 욕구(needs)와 맞아떨어졌다.

최근 4년간 연평균 54.5%의 매출 성장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매출은 764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 순이익은 89억원이었다.재무구조도 견실하다. 123%의 부채비율(2011년 말 기준)이 높아 보이지만 일종의 착수금인 선수금과 전환상환 우선주가 재무제표상 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피엔티의 부채비율은 50%다. 업종 평균은 148%, 비교 가능한 유사 회사들의 평균은 54%다.

피엔티는 압출기, 롤투롤 인쇄기, 수처리 필터 사업 등 롤투롤 기술을 적용한 설비를 개발해 사업 다각화를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하나대투증권의 하나그린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와 합병을 통한 상장을 시도했다가 스팩 최대주주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직접 코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4000~1만6000원, 공모 예정 주식 수는 80만6638주다. 총 공모액은 113억~129억원. 피엔티는 조달한 자금을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다.

김준섭 대표는 “이번 상장을 통해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해외 장비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신규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