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맛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전문가의 자세한 설명을 들어도 무슨 맛인지 말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어떨까.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의 와이너리 ‘바바’(Bava)는 음악과 와인을 접목하는 이색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각 제품의 라벨엔 바이올린, 첼로, 호른 등이 그려져 있다. 와인의 맛을 악기의 특징으로 나타냈다.

최근 한국을 찾은 로베르토 바바 ‘바바 와이너리’ 대표(52·사진)는 “바바 와인은 미국 영국 일본 스위스 등 세계 각국에 수출되고 있다”며 “언어가 서로 달라도 음악을 통하면 와인의 특징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바바 가문은 400년의 역사를 가진 와인 명가다. 명품 바이올린으로 통하는 ‘스트라디바리우스’가 그려진 ‘스트라디바리오’가 대표 와인이다. 바바 대표는 “섬세한 고음과 함께 웅장한 소리를 내는 스트라디바리우스와 닮은 와인”이라고 표현했다.

바바 대표는 두 달에 한 번 한국을 찾는다. 그의 딸도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1995년에는 이탈리아 회사 최초로 인터넷에 한국 홈페이지를 열었다. 그는 “한국인들은 바쁘게 살지만 열정적이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최근 K팝 음악을 자주 듣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한국음악을 와인으로 표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