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5학년 설리(에프엑스)가 앳된 모습으로 인사를 건넨다. 빅토리아(에프엑스)는 뽀로로 동화책으로 한글을 익힌다.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멤버들도 톱스타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비슷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총출동한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엠(I AM)’이 21일 개봉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SM타운 합동 공연을 중심으로 아티스트들의 성장과정을 살피는 내용이다. 오디션 모습부터 연습생 시절, 데뷔 무대 당일 긴장감 넘치는 표정, 아시아 가수 최초로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 무대에 오른 화려한 모습까지 다양하게 담아낸다.

아티스트들과의 밀착 인터뷰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꿈까지 보여준다. “여기가 가수 마돈나가 공연한 곳인데, 저도 꼭 훌륭한 가수가 돼 이 곳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공연을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열네 살의 보아가 그 꿈을 이루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아이돌이 성장하면서 느끼는 정체성에 대한 갈등도 포착한다. 창민(동방신기)은 한때 “이 화려한 옷이 내게 어울릴까”하고 고민에 빠진다. 가족들과의 재회는 또 다른 풍경이다. 환호와 갈채 속에 파묻혔던 아티스트들은 오랜만에 부모를 만나는 순간 울먹이고 만다.

최진성 감독은 지난 16년간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기록한 4828개의 테이프와 엠넷이 기록한 4415개의 테이프들을 다섯 달에 걸쳐 편집했다.

가수들의 브랜드 파워만으로도 웬만한 극영화보다 낫다는 평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한류열풍을 일으키는 주역들이어서다. 먼저 개봉한 일본 등지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