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대기업 경영진이 받는 과도한 연봉을 규제하기로 했다.

빈스 케이블 영국 산업경제부 장관은 20일 의회에 출석해 경영진 급여지급 계획을 3년마다 주주들이 의결토록 하는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상장 기업에만 해당된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경영 실적이 부진한데도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자들이 주주이익은 외면한 채 연봉 인상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비판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영국 광고회사 WPP는 CEO 연봉을 인상하려 했으나 주주들의 반대로 철회했다. 보험회사 아비바 주주들은 경영진 임금 인상안을 주총에서 부결시켰다.

연봉 규제 방안이 확정되면 상장기업들은 3년마다 이사진 급여 지급 계획을 주주들에게 보고하고 의결되면 이를 따라야 한다. 지금은 주주들에게 보고만 한다. 주주들이 반대해도 이사회가 이를 거부할 수 있다. 강제력이 없는 것이다.

기업들은 또 매년 이사들에게 지급한 급여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퇴직할 때 이사들이 받게 될 보수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

야당인 노동당은 이보다 더 강도 높은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총회 승인을 1년마다 받고 인상안 의결 기준도 과반에서 75%로 높여야 한다며 정부안에 반발하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