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사진)가 이탈리아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가능성을 시사하는 폭탄발언을 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일이 유로존 국가들을 돕는 데 계속 부정적 입장을 보인다면 다른 국가들이 원래 통화로 되돌아가든지, 독일이 유럽을 떠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출판기념회에 참석, “유로존을 떠나는 것이 공상적 아이디어나 신성모독처럼 취급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의 옛 통화인 리라화로 되돌아가는 방안에 대해 긍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독일의 일부 재무 전문가들도 내 말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발언이 전해진 후 마리오 몬티 내각의 각료들은 반박에 나섰다. 코라도 파세라 경제개발부 장관은 “베를루스코니의 제안은 상식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마리오 카타니아 농업부 장관도“유로존 탈퇴는 경제적으로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리 재임시절 각종 기행을 했던 베를루스코니는 퇴임 후에도 이탈리아 최대 정당인 자유인민당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지난해 11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베를루스코니가 경제위기를 빌미로 재기에 나설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 일지오르날레는 “베를루스코니의 자유인민당이 내각에 위기를 촉발시키고 있다”며 “만약 몬티 총리가 내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독일의 양보를 얻어내는 데 실패할 경우 조기 총선이 시행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