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주도해 2010년 설립한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가 국제기구로 승격됐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가 올해 안에 설립할 예정인 ‘녹색기후기금(GCF)’ 의 사무국도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다. 이게 성사되면 한국은 올 3월 서울에 만든 ‘녹색기술센터(GTC)’와 함께 ‘전략(GGGI)-돈(GCF)-기술(GTC)’을 아우르는 녹색경제의 허브가 될 전망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지속가능발전(리우+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정상회의 개막식 직후 GGGI의 국제기구 전환을 위한 협정 서명식을 가졌다. GGGI는 2010년 6월 한국이 주도해 서울에 설립한 기구로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 전략 수립 등을 지원하는 싱크탱크다. 한승수 전 총리가 지난 2년간 의장을 맡았고, 이달 말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전 총리가 2년 임기의 의장직을 이어 받는다.

GGGI에는 한국과 덴마크 영국 호주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7개국이 자금을 출연했고, 멕시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3개국도 돈을 낼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GGI는 이번 협정 서명을 토대로 참여 당사국들의 국회 비준을 거쳐 오는 10월 서울에서 국제기구로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GGGI는 한국이 주도한 첫 번째 국제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은 GGGI의 국제기구화에 이어 GCF 사무국 유치에도 적극 나섰다. GCF는 작년 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기후변화총회에서 합의한 최초의 기후변화 특화기금으로, 내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약 115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리우+20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녹색성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자체를 새로운 성장동력과 삶의 방식으로 삼는 역발상의 정책”이라며 “한국은 녹색성장 전략과 기술ㆍ재원으로 연결된 ‘그린 트라이앵글’이 유기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개도국의 녹색성장을 위해 내년부터 2020년까지 그린 ODA(공적개발원조) 총액을 50억달러(약 5조7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녹색성장 파트너십을 강조한 것은 한국이 녹색경제의 허브로 발돋움하려는 전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