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망이 강한 롯데와의 협력을 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한 중소기업의 대표적 사례로는 칫솔 전문업체 ‘듀아드’가 꼽힌다.

198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처음 10여년간 대기업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품을 주로 생산했다. 2001년 롯데마트에 ‘니치(NICHE) 슬림모 칫솔’을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롯데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때 듀아드의 연 매출은 3억4000만원이었고 롯데마트에서 올리는 매출은 7000만원 수준이었다.

듀아드의 칫솔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롯데마트의 파트너십은 그만큼 탄탄해졌다. 2003년 제품 용량을 늘려 원가를 낮춘 10개들이 ‘니치 기획칫솔’, 2007년에는 항균·지압 기능을 강화한 ‘날개 달린 칫솔’을 선보여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2008년엔 칫솔모와 헤드 부분의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꿔 내놓은 ‘니치 S라인 칫솔’은 롯데마트에서 ‘매출 대박’을 냈다. 단일 칫솔 상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월 평균 1억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롯데마트는 듀아드의 역량을 인정해 2007년부터 자체상표(PB) 상품 제조를 맡겼다. 지난해 8월 듀아드와 롯데마트의 이름을 함께 적은 동반성장 상품인 ‘롯데마트랑 스마일 칫솔’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롯데마트의 주력 PB 브랜드인 ‘손큰’으로 칫솔 제품을 출시했다.

듀아드는 롯데마트를 통해 해외로도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2010년 12월 듀아드 본사를 방문한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은 중국 롯데마트 점포 판매를 제안했고, 이듬해 5월 3개 품목이 입점했다. 또 국내 여행 중 롯데마트에서 듀아드 칫솔을 발견한 러시아 바이어가 거래를 제안, 작년 3월부터 러시아 수출을 시작했다. 더이상 OEM으로 돈을 버는 ‘중소기업’이 아닌 자체 브랜드로 수출하는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지난해 듀아드 매출은 110억원으로, 롯데마트와 처음 인연을 맺었던 10년 전보다 33배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롯데마트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61억원에 달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