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G20 구체적 대안제시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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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은 외신캐스터 > 미국증시는 간밤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피할 수 없었던 것이 바로 시험이다. 평소에 공부를 조금씩 해 두는 것이 사실 제일 좋지만 만약 벼락치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어떤 방식을 채택할지 고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금 유럽의 위기는 평소에 공부를 해 두지 않았던 학생이 어떻게 벼락치기를 통해 성적을 잘 받을 것인가 고민하는 학생 같다. 그리스 총선이나 스페인 구제금융 같은 눈에 띄는 이슈뿐 아니라 숨겨진 이슈 또한 잘 챙겨봐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하나하나 기본부터 다시 공부를 해야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금 멕시코에서는 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정상들의 만남이 계속 기대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스 총선 후 남은 이슈들을 살펴보자. 그리스 선거는 끝났고 그래서 유로존 탈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도 있지만 유로존은 여전히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요일장이 혼조세를 보인 것 자체가 시장의 좋은 소식이라고 해도 아주 단기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마라톤은 못 하고 단기적으로 100미터 달리기만 잘하는 선수와 같다.
문제는 그리스의 새 정부가 구성된 것이 아니라 긴축을 이행하고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 때문에 부담을 몇 년간 느끼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런 말을 했다. 항상 같은 입장이지만 그리스 새 정부는 우리가 조금 봐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고 긴축안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긴축완화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이런 발언은 유럽 정상들이 얼마나 서로 유로존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지 잘 드러내주는 발언이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사이라면 아무리 많이 만나도 시간낭비일 뿐이다.
그리스 문제를 조금 더 들여다 보자. 이제 새 정부가 구성되면 트로이카라고 불리는 세 주체는 아테네로 가서 실사를 하게 된다. 이 보고서가 다시 유로존 재무장관들에게 넘어오면 그때 협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긴축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압박도 심해질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가 독일이 주장하는 긴축을 제대로 실행한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정답은 아니오다. 긴축은 성장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수축을 향하기 때문이다.
2013년과 2014년, 2년 동안 헬스케어나 국방부문, 공공분야 임금삭감을 통해 재정지출을 줄여나가겠다고 그리스는 선언했지만 이 긴축 프로그램이 오래될수록 오히려 그리스는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할 것이다. 월요일 유라시아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긴축안이 계속되면 될수록 오히려 200~300억 유로가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한다.
결국 독일 같은 나라들의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정상회담 외에도 28일에는 독일 하원에서 ESM을 설립하는 안에 대한 표결이 있고 신 재정협약 비준도 있기 때문에 역시 주목해야 할 이슈다. 독일의 반대가 정권교체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다소 암울한 전망도 있다. 내년 독일의 총선때까지 이 이슈가 계속 서로 반대에 부딪힌다면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그때까지도 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다른 옵션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유럽중앙은행이 가진 부채를 경감시켜주는 것이다. 심지어 민간채권자들도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데 유럽중앙은행이 너무 고자세인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다. BNP파리바는 이것 역시 정치적인 문제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헤르만 반 롬푀이 의장도 정치적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유럽집행위원회 의장인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6월에 어떤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백하다고 발언했다.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없어도 계획 정도는 세울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다.
일단 G20 정상회담이 열리고는 있지만 또 다시 원론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 가운데 오늘 스페인 국채금리가 7%를 넘었다. 이렇게 문제가 빨리 해결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는 스페인 금융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나오고 이탈리아도 구제금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7월 정도가 되면 그리스가 보유한 현금이 모두 소진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이번 28일에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이 실망할 수 있다.
유럽을 넘어 미국으로 가보자. 블룸버그 기사를 통해 유럽위기가 미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자. 유럽의 위기가 다우케미컬 같은 업체에서 HP 같은 컴퓨터 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출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가는 미국의 수출물량이 4월까지 1년 간 4.8%나 줄었다.
마이클 메이어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다. 유럽의 위기는 곧 장기적으로 미국 수출의 위기라며 유럽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수출은 같은 기간 오히려 3% 늘었는데 앞으로는 유럽뿐 아니라 개발도상국과의 무역에서도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성장 전망까지 낮출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제 중요한 이슈가 한 가지 더 남아 있다. 우리 시간 내일 새벽부터 이틀 간 열릴 연준의 회의다. 이 회의에서 양적완화가 나올지 말지 시장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서 어떤 대책이 나올 것인지 예측까지 살펴보자. 지금 미국 실업률이 40주 동안 연속 8%가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위기까지 겹쳤다.
사실 쟈넷 옐런 부의장이나 뉴욕 연준총재 두들리 같은 사람들의 지난 발언을 미루어봤을 때 미국경제가 이대로는 되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연준 관계자도 충분히 느끼고 있는 것 같다. JP모간이나 제프리스증권 등 투자은행들은 지금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만으로는 불안하고 아마 이달 말로 끝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계속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빈센트 레인하트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다면 그들은 시장이 원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이나 버냉키가 사령탑을 잡은 이후 나온 연준의 위기관리 모델에 따르면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행동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살펴보자. 미국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지만 한국지수는 장 내내 상승권에 머물렀다. 0.69% 상승 마감했다.
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이 이런 의견을 냈다. 그리스가 희생양이라는 것이다. 그리스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책임은 유로화가 이렇게 올 때까지 둔 독일에서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가 유로에 합류하기 전에는 천국도 아니었지만 그렇게 위기도 없었다며 유로화 시스템을 탓했다. 결국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기초부터 충실해야 한다는 조언을 한 것이다. 앞으로 이어질 정상들의 만남에서 어떤 대안이 나올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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