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17일 오전 10시37분 보도

건설사 회사채는 '천덕꾸러기'
중견 건설업체들이 올 들어 건설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신용등급이 악화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채권시장에서도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18일 회사채시장에 따르면 최근 수요예측을 실시한 시공능력 10위 두산건설 회사채에 투자하겠다고 나선 기관투자가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수요예측을 실시한 코오롱글로벌과 동부건설에 이어 건설회사채 수요예측 참여 ‘0’건 행진을 이어갔다. 청약일인 오는 21일까지 수요가 없을 경우 2000억원 규모 미매각 물량은 전량 인수증권사들이 매입할 예정이다.

기관투자가들은 건설산업 신용위험 상승을 우려해 관련 회사채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작년 유상증자 등을 통해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지만 연간 2935억원의 적자를 냈다. 김태현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건설산업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2007년 이후 미분양 적체로 인한 현금흐름 저하”라고 말했다.

다수의 건설사들은 건설위기 돌파를 위해 자본확충과 경영권 매각 추진에 나서고 있다. 최근 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동부건설은 29일 8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동시에 유상증자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한편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와 우량 건설사인 대림산업 등도 조만간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신용등급은 각각 ‘A+’와 ‘AA-’다. 4월17일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처음 발행되는 A급 건설회사채로 투자자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