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마음으로 꿰뚫어 본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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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얼핏 보면 예사 풍경화와 다름없어 보인다. 화가는 히말라야의 설산을 그렸다고 하지만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는 평범한 산처럼 보인다. 그런데 좀 더 찬찬히 살펴보면 뜻하지 않은 느낌이 폐부로 밀려든다. 꿈틀대는 설산의 기세는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에 휩싸이게 만들고, 선 굵은 산맥과 그 위를 시퍼렇게 물들이고 있는 하늘은 우리를 절대적 고독감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다음 순간 우리는 뜻밖에도 따뜻한 사랑의 빛에 휩싸인다. 중천에 뜬 달은 태양보다도 환한 빛을 사방에 뿌리며, 점점이 하늘 밭을 수놓은 별들은 따스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중견작가 강찬모 씨(63)의 ‘별이 가득하니 사랑이 끝이 없어라’에 나타난 자연은 겉모습이 아니라 본질적인 모습이다. 그 근원의 세계를 바라보며 우리는 우주 자연의 강력한 에너지와 혼연일체가 되는 짜릿함을 맛본다. 결코 예사 풍경화가 아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