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5000만원 낮춰도 안팔려"
입주를 앞둔 김포한강과 영종신도시 중개업소에는 ‘깡통 분양권’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새 아파트 가격이 3년 전 분양가보다 하락해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이다.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중도금 대출 상환에 부담을 느낀 매입자들이 오히려 돈을 주고 분양권을 버리는 것이다. 영종신도시 인근 K공인 사장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100만~300만원을 쥐어 주고 분양권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신도시 주택시장에서 중도금 대출과 관련 분쟁이 잦은 이유는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집값 하락’ 때문이다. 계약자들은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입주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건설사들에 분양가 인하 등 추가적인 혜택을 요구하고 있다. 시행사와 시공사 역시 현재도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데, 분양가 할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9년 평균 분양가가 3.3㎡당 1134만원이었던 청라지구의 이달 평균 매매 가격은 991만원으로 3.3㎡당 143만원이나 떨어졌다. 전용 85㎡(옛 32평)의 경우 평균 4500만원 하락한 셈이다. 집들이를 앞둔 영종신도시도 분양 당시보다 3.3㎡당 200만원 내렸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쏟아지는 입주 물량도 부담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하반기 김포한강과 인천 국제도시 3곳(청라·영종·송도)에서는 2만746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올해 수도권 전체 입주 물량 7만6826가구의 27%에 달한다.

김보형/이현일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