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권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현역 의원들의 지지분포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당내 의원 지지 규모에 따라 조직력 싸움이 결정된다고 보고 예비주자들은 중립지대 의원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당내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의 지지세가 가장 두텁다는 데 큰 이견은 없다 .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와 정부에서 함께 근무했던 친노(노무현) 출신 현역과 통합과정에서 합류한 시민사회 출신 초선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공원 출마선언식에 참석했던 김태년 박남춘 이학영 백군기 홍영표 홍익표 등 25명의 의원은 문 고문의 공식적 당내 지지그룹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한명숙 전 대표, 문희상 전 부의장 등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기 어려운 전·현직 지도부까지 감안하면 약 30명의 의원이 지지그룹을 형성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적극적인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한 탓에 현역 의원 그룹은 11명 선이다. 18대 때부터 손 고문을 지지해온 4선의 이낙연 의원을 비롯 신학용 이춘석 의원 등이 ‘손학규 사람’으로 꼽힌다. 초선보다 재선 이상급이 대다수를 차지,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높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지난 11일 출마를 공개 촉구한 원혜영 강창일 김재윤 문병호 등 11명의 의원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월 예정인 공식 출마선언과 지지율 추이에 따라 지지의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당내에서 의원들의 가장 고른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예비후보는 예상과 달리 정세균 상임고문이다. 지난달 원내대표 선거 1차 투표에서 나타난 25명 안팎의 의원이 ‘정세균계’라는 게 정설이다. 강기정 전병헌 김성곤 김춘진 노영민 의원 등 친노와 호남 충청 의원들의 지지세가 고르다. 다만 결속력이 약해 정 고문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이들 중 상당수가 ‘빅3’로 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127명 의원 가운데 약 50명은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밝히지 않은 채 관망하고 있다. 사실상 이들 중립지대 의원이 대선주자들의 당내 지지판도를 결정하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호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