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유로존 잔류] '총선 효과' 끝?…스페인 전면 구제금융 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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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채금리 7% 돌파
21일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불안감
유럽증시 출렁…월가 "불확실성 여전"
21일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불안감
유럽증시 출렁…월가 "불확실성 여전"
“일단 한숨은 돌렸다. 하지만 부정적인 뉴스 하나가 사라진 것일 뿐 긍정적인 뉴스로 보기는 어렵다.”(토드 로웬스타인 하이마크캐피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17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 2차 총선에서 긴축 조치와 구제금융을 지지하는 신민주당이 승리하자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일단 피했지만 유로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리스 총선 약발’은 하루도 안돼 끝났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와 유로화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한때 되살아났지만 이번엔 스페인 사태가 시장을 짓눌렀다. 은행권 구제금융을 받게 되는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또 연 7%를 넘어섰고 유럽과 뉴욕증시는 초반부터 출렁거렸다.
○증시 랠리 짧게 끝날 것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그리스 총선 결과가 일단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건 그린 루비니글로벌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신민주당과 사회당이 연정을 구성하면서 시장의 랠리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랠리는 오히려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명확해지면 랠리는 끝날 것”이라며 “그리스는 당분간 ‘추가 긴축→사회적 불안정→재선거’로 이어지는 패턴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사이먼 데릭 뱅크오브뉴욕멜론 통화전략가도 “투자자들의 위험 성향이 다소 늘어나겠지만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랠리는 짧게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폴 도너번 UBS 이코노미스트는 “연정 협상,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 등 불확실성이 그대로 남아 있어 간간이 터져나오는 정치계 발언에 급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전자산 수요 여전
이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등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되살아났지만 이 같은 현상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그리스보다 경제 규모가 큰 유로존의 재정 취약국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져온 독일 국채 가격이 최근 하락하면서 미 국채만 ‘나홀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도 있다.
○스페인 전면 구제금융 가나
그리스 선거 결과가 시장을 잠시나마 진정시킬 것이란 기대는 18일 유럽 국채 시장이 열리자 마자 여지없이 무너졌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0.38%포인트 오른 연 7.28%를 기록했다. 국채값이 폭락한 것이다. 국채금리 연 7%를 돌파한 국가들은 대부분 몇 개월 안에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재정적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켈라 마쿠슨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선거 결과는 스페인 이탈리아의 부채 문제 해결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며 “신민주당이 이끄는 그리스도 결국 긴축안을 이행하지 못하고 유로존에서 쫓겨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국채금리는 지난 14일에도 장중 한때 연 7%를 넘었다가 연 6.93%로 마감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강등(A3→Baa3)한 데 따라 일시적인 투매사태가 나타났었다. 이번엔 은행권 구제금융을 앞두고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의외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날 것이란 관측에 국채값이 폭락했다는 분석이다.
오는 28, 2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긴축에 대한 이견을 조정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스페인이 전면적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크래이그 베시 프린시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대표는 “현재 국채 금리는 스페인이 앞으로 수개월 정도밖에 자금을 충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실패한 이상 국가차원의 전면적 구제금융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ucool@hankyung.com
17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 2차 총선에서 긴축 조치와 구제금융을 지지하는 신민주당이 승리하자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일단 피했지만 유로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리스 총선 약발’은 하루도 안돼 끝났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와 유로화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한때 되살아났지만 이번엔 스페인 사태가 시장을 짓눌렀다. 은행권 구제금융을 받게 되는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또 연 7%를 넘어섰고 유럽과 뉴욕증시는 초반부터 출렁거렸다.
○증시 랠리 짧게 끝날 것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그리스 총선 결과가 일단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건 그린 루비니글로벌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신민주당과 사회당이 연정을 구성하면서 시장의 랠리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랠리는 오히려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명확해지면 랠리는 끝날 것”이라며 “그리스는 당분간 ‘추가 긴축→사회적 불안정→재선거’로 이어지는 패턴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사이먼 데릭 뱅크오브뉴욕멜론 통화전략가도 “투자자들의 위험 성향이 다소 늘어나겠지만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랠리는 짧게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폴 도너번 UBS 이코노미스트는 “연정 협상,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 등 불확실성이 그대로 남아 있어 간간이 터져나오는 정치계 발언에 급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전자산 수요 여전
이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등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되살아났지만 이 같은 현상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그리스보다 경제 규모가 큰 유로존의 재정 취약국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져온 독일 국채 가격이 최근 하락하면서 미 국채만 ‘나홀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도 있다.
○스페인 전면 구제금융 가나
그리스 선거 결과가 시장을 잠시나마 진정시킬 것이란 기대는 18일 유럽 국채 시장이 열리자 마자 여지없이 무너졌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0.38%포인트 오른 연 7.28%를 기록했다. 국채값이 폭락한 것이다. 국채금리 연 7%를 돌파한 국가들은 대부분 몇 개월 안에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재정적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켈라 마쿠슨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선거 결과는 스페인 이탈리아의 부채 문제 해결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며 “신민주당이 이끄는 그리스도 결국 긴축안을 이행하지 못하고 유로존에서 쫓겨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국채금리는 지난 14일에도 장중 한때 연 7%를 넘었다가 연 6.93%로 마감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강등(A3→Baa3)한 데 따라 일시적인 투매사태가 나타났었다. 이번엔 은행권 구제금융을 앞두고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의외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날 것이란 관측에 국채값이 폭락했다는 분석이다.
오는 28, 2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긴축에 대한 이견을 조정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스페인이 전면적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크래이그 베시 프린시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대표는 “현재 국채 금리는 스페인이 앞으로 수개월 정도밖에 자금을 충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실패한 이상 국가차원의 전면적 구제금융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u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