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그리스 스페인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황급히 주식을 내다팔았다. 그러나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러브콜’을 보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맥쿼리인프라가 대표적인 종목이다.

외국인이 맥쿼리인프라를 본격적으로 매수하기 시작한 건 지난 4월17일부터다. 이때부터 15일까지 닷새를 제외하고는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맥쿼리인프라의 외국인 지분율도 17.32%에서 20.22%로 껑충 뛰었다. 외국인의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맥쿼리인프라는 지난 13일(6000원)과 14일(6140원)엔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2.77% 하락한 597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맥쿼리인프라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어느 종목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맥쿼리인프라는 서울지하철9호선을 비롯해 서울춘천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우면산터널 등에 투자한 인프라펀드다. 이들 인프라에서 발생한 수익을 맥쿼리펀드가 투자한 지분만큼 받은 뒤 주주들에게 나눠준다. 얼핏 보면 고배당주와 비슷하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 맥쿼리인프라가 투자한 각종 인프라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최소 수익을 보장해 준다는 점이다. 경기가 아무리 나빠져도 기댈 언덕이 있는 것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지난해 주주들에게 주당 330원의 분배금(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수익률로 따지면 6.6%(2011년 말 종가 기준)다. 현재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연 4% 내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작년 4분기 운영 성과를 보면 당초 예상 통행량 대비 서울춘천고속도로가 80%, 서울지하철9호선이 95%에 달하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며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의 배당이 본격화되는 2014년부터는 맥쿼리인프라가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주당 분배금이 45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