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하나의 유럽’ 구상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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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6월 17일,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스의 2차 재총선이 열린다. 유럽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다른 티핑 포인트도 많지만 현재 이런 유럽위기에 묻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유럽위기가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오늘 총 점검을 해보자. 유럽통합의 역사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부터 점검해보자.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6월 17일 그리스 총선을 앞두고 있다. 지금은 그리스 문제를 비롯해 유럽위기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기 좋은 시점이다. 유럽위기가 2년이 지났지만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 문제가 어제 속보를 통해 발표됐다. 이것이 결국 유럽의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쳐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디폴트 선이라는 7%를 넘었다. 화들짝 놀란 유럽국가들은 이제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전반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유럽위기에 대해 지난 2년 동안 끌어왔고 아직도 여러 가지 안건이 나오고 있지만 유럽의 해법과 관련해 정확히 봐야 할 것이 있다. 합의사항이 나온 정책인지, 논의 차원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든 안이 나오면 해설을 하다 보니 그 안이 마치 합의된 것처럼 이야기가 나온다. 오늘도 안 편집장의 의견은 하나의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것이고 합의 형태는 아니다. 언제든지 변동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많은 안이 나오는 이유는 유럽위기상황이 특정 정책 현황을 가지고 처리하기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속 그때그때 나온다. 국가간 상황이기 때문에 안이 합의되기는 어렵다. 이런 것을 염두에 두어 해설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끈 것은 유럽통합의 역사가 상당히 길기 때문에 위기도 오래가고 해법도 오래가고 앞으로도 더 진전된다.
앞으로 유럽위기의 해법도 기본 골격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어차피 유럽통합을 가기 위해 기본 골격이 있는 상태다. 그 기본 골격을 맺기 위해 유럽의 회원국들이 그만큼 노력한 것이다. 위기가 발생했지만 순간순간 변화된 상황에서 이 기본골격은 깨뜨리지 않는다. 이 기본 골격은 어떻게 하든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였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노력한다는 차원에서 향후 유럽위기의 진전방향이나 해법 차원을 보면 된다.
유럽위기 관련 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사실 그것을 쫓아가기 바쁜 때다. 지금 월가에서는 유럽위기의 안이 나오는 자체에 신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오늘도 프랑스와 독일간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무엇이 논의되든 간에 뉴욕 월가에서는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자국 경제의 경기부양책만 반영되는 모습이다. 이것이 정책의 좀비 국면이다.
유로존의 회원국 조정 문제나 EU의 회원국 조정에서 오늘도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락하면 EU에서 탈락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EU의 회원국과 유로랜드 회원국을 많이들 헷갈려한다. EU는 회원국의 확대 차원에서 나오는 유럽통합이고 유로랜드는 심화과정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회원국이 서로 겹치기는 하지만 EU 회원국이 많은 상태다. 이 가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6월 17일 이후 유럽위기상황이나 유럽통합의 방향이 어떻게 봉합될 것인지 잘 알 수 있다.
EU의 통합은 두 가지 단계에서 한다. 하나는 확대 단계다. 1957년 로마조약 7개국에서 시작된 것이 27개국 회원국으로 갔다. 이 이후 심화과정의 첫 작품인 유로화를 도입하는 유로랜드는 초기 11개국에서 17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번 위기 이전까지 EU의 확대단계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그리스의 탈락문제나 포르투갈의 탈락문제, 스페인 탈락문제 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문제다.
앵커 > 다른 한 길은 회원국간의 결속을 다지는 심화단계라고 알고 있다. 이 부분에는 많은 진통이 있다는데.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모든 관계란 그렇다. 어떤 모임을 하면 세를 확장하기 위해 모임의 회원수를 늘림과 함께 회원국과의 여러 가지 모임을 통해 결속을 다지는 것이 보통 우리 일상의 계모임 등에서 흔히 일어난다. 국가간 통합도 경제상식이기 때문에 똑같은 경로로 간다. 회원국을 늘림과 함께 회원국을 결속시키는 것이 EU의 심화단계다.
이 심화단계에서는 경제통합에 의한 EMU, 정치동맹에 의한 EPU, 사회동맹의 ESU로 간다. 원래 수순대로 보면 경제통합, 정치통합, 사회통합의 순서로 결속을 다져 하나의 유럽 구상 완성품을 만들려 했다.
첫 작품인 유럽의 통화동맹이 출범한 데 이어 2003년, 2004년 다음 단계인 유럽의 정치동맹으로 가기 위한 유럽통합헌법의 비준 과정에서 프랑스나 네덜란드가 부결함에 따라 균열을 보이고 있다. 국가간 통합은 항상 성공적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그러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다가 균열을 보이면 이전에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 받는 유럽통화동맹도 균열을 보이게 된다. 내부적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내일 모레 유럽의 운명이라는 총선을 앞두고 통화동맹이 난기를 보이고 있다.
유럽문제는 어제 프랑스와 독일의 정상회담에서도 여러 가지 안이 있지만 그 안건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결하기 위한 안건인지 알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안들이 나오지만 대체로 4가지 안이 있다.
하나는 단기유동성의 확충 문제다. 유럽의 안정기금 등의 기금확충문제, 새로운 안정기금을 설립할 것이냐의 문제나 유럽의 연합을 통해 서로 범용 뱅크런의 보증제도를 통해 해결하는 문제에서 어떤 것으로 가느냐. 부채보증제도 등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 안들이 무엇을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 근본을 따져보면 유럽의 통합이 무엇이 문제이고 앞으로 어떤 것을 해결할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확충하는 문제와 가장 근본적 문제는 통화통합에 의해 미완성 작품으로 남았던 재정통합을 달성하는 문제다. 부부간 싸움도 확실하게 싸움을 끝내야 한다. 만약 싸움이 미지근하게 끝나면 다음에는 이전에 문제가 됐던 것이 증폭되면서 더 큰 싸움으로 번진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출발할 때 완성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유럽위기가 깨질 위험에 처한 상태다. 그런 측면에서 역시 재정통합을 달성해야 된다. 지금 경제력 격차가 상당히 심했기 때문에 회원국을 조정하는 문제,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급능력을 확보하는 문제 등이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통화통합 달성에 이어 재정통합을 달성하는 문제다. 이것이 남아있는 가장 큰 과제다.
앵커 > 앞으로 유럽통합이 진행되기 위해 뒤늦게나마 재정통합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투바이투 매트릭스다. 통화 동맹에 있어서는 관리기구 ECB, 유로화. 그리고 재정통합에서는 가칭 재정안전기구라는 유로본드를 마련하는 문제다. 유로본드는 중간수로에 설정하면 경제력이 좋은 국가들은 오히려 손해를 보는 입장이다. 이것을 달성하려면 역시 독일이다.
이런 통합을 할 때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경주 최씨의 경우 왜 부자가 됐느냐면 어려울 때는 직원들, 일하는 사람들에게 베풀어주고 풍년이 됐을 때는 다 지원해주면 일꾼들이 해이해지기 때문에 그때는 줄여줬다. 이것이 경주 최씨 일가가 부자를 오랫동안 유지했던 방법이다. 유럽통합도 지금 경제여건에서 부자국가에 해당되는 독일이 풀어줘야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어제 저녁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프랑스가 아무리 긴박한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하더라도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스페인의 국채가 7% 넘어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독일의 마샬 플랜, 최씨 부자처럼 어려울 때 오히려 잘 못 사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대대적인 마샬 플랜이 나와야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가닥이 잡히는 것 같다. 그동안 그리스를 가져갈 것이냐, 가져가지 않을 것이냐. 이것이 제 역할을 해야 남으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글로벌 사회에서는 특정 국가가 잘못하면 세계경제에서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은 유로랜드 회원국조차도 그리스 문제에게 아주 냉대하고 있다. 6월 17일 운명의 날이라고 하지만 이미 운명은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것은 6월 17일 긴축을 강조하는 집권당이 승리하든 긴축을 반대하는 야당이 승리하든 유로존의 그리스 문제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는것에는 변화가 없다.
현실적으로 두 가지 방안이 있다. 그렉시트 방안과 유로존에 잔존시키며 독자적 운영권을 주는 G-유로 방안이다. 총선 결과와 관계 없이 그리스 문제는 위기 이전보다 더 경제력이 심해졌기 때문에 조정할 수밖에 없다. 모든 모임에서도 자격요건이 비슷한 국가들끼리 가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는 그 모임이 사실상 지속되기 어렵다. 경제상식이 그대로 여기에도 통용된다. 경제적 격차가 많은 상태에서는 그리스가 애틋하고 통합이 애틋하지만 다른 국가의 국민들을 위해 이것을 잘라낼 수 밖에 없다.
앵커 > 유럽통합이 쉽게 깨지기도 어렵고 이것이 진전되려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복잡한 상황이다. 글로벌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국가간 잘 통합되다가 안 되면 오래간다. 국가간 통합도 어렵기 때문에 50년, 100년 걸린 것이다. 그리고 국가간 균열이 생기면 그때는 내부적 문제점이 국민들의 독특한 성향, 주권, 역사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 문제가 증폭되어 사실 한번 깨지면 재봉합하기 상당히 어렵다. 이것이 국가간 통합이다. 왜 오랫동안 걸리는가도 그런 측면이다.
결국 경제의 통합이란 자격요건이 비슷한 국가들이 가야 한다는 입장이 한은 내부적인 컨퍼런스를 통해 이야기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6월 17일 긴축 집권당이 승리하면 마치 세계경제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지만 앞으로 세계경제는 진흙탕 속에 헤매는 쪽의 경기나 증시에서는 술을 많이 먹고 다음날 깨기 어려운 숙취현상, 헹오버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유럽의 통합은 중장기적으로 오랫동안 가면서 경제문제는 아주 국가가 망하지는 않는다. 다만 단일국가 문제였던 4년 전 미국의 위기도 2015년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단일국가 문제가 빨리 해결되는 이유는 지도력으로 끌어주고 국민들이 합의를 하면 사실상 이것은 극복된다.
그러나 17개 회원국, 경우에 따라 27개 회원국의 문제에서는 일단 지도력이 부족하다. 지금 얼마나 괴로운가. 독일도 지도력이 부족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위기극복에 가장 중요한 리더십이 없는 상태에서 국민들은 제각각이다. 그러므로 상당히 오래 간다. 특정 총선 결과로 좌지우지될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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