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청장 김일생)은 3대 가족 남자 11명 모두 현역 복무를 마친 유경희 씨(60·경기 고양시) 가족(사진)이 올해의 병역 명문가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대통령표창을 받는다고 14일 발표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유씨 가문은 6·25 전쟁에 참전한 아버지 유근태 씨 등 3대 가족 11명이 현역으로 총 309개월을 복무했다. 1대 유근태 씨는 1950년 결혼 1년 후 자원입대했다. 당시 한 쪽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입대한 그는 곧바로 6·25 전쟁을 겪었다. 경북 안강 전투 등 전장을 누비던 그는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 전투에서 수류탄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고 명예제대했다. 전란 중에 어린 딸을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2대 유경희 씨는 해군에 입대해 우리나라 최초의 군함인 PC701에서 복무했다. 백령도 앞바다에 출동했던 당시 파도가 덮쳐 떠내려가다 다리가 밧줄에 걸려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기도 했다. 특히 그의 조카 유기욱 씨는 징병검사 결과 시력 문제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아 현역 입영에서 제외됐으나 라식 수술 후 자원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쳤다. 병무청 관계자는 “선친의 나라 사랑 정신이 후대까지 면면히 이어져 2대 4형제와 3대 6명의 후손이 모두 성실하고 당당하게 병역을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금상에는 옥재문(33·경남 창원), 이규철(50·강원 횡성) 씨 두 가문이 선정됐다. 옥씨 가문은 1대 옥봉식 씨를 비롯한 2대 5명, 3대 4명 등 10명이 현역병으로 총 300개월을 복무했다. 이씨 가문은 1대 고(故) 이병태 씨가 6·25 전쟁에 참전했으며 2대 5명, 3대 4명 등 10명이 육군 현역병으로 복무를 마쳤다.

또 질병으로 현역 입영에서 제외됐으나 질병을 치료하고 자원 입영한 27사단 김주현 상병과 국외 영주권자이면서도 입대한 수송사령부 전승우 상병 등 15명의 병사가 올해의 모범병사로 선정돼 병무청장 표창을 받는다.

병역 명문가 시상식은 15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병역 명문가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병무청은 지난 4월25일 교수와 언론인 등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한 표창심사위원회에서 301곳 가문을 대상으로 올해의 병역 명문가를 심사했다. 병역 명문가 시상은 2004년부터 실시하고 있으며, 작년까지 1062 가문이 선정됐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