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국채금리 급등.. 그래도 유로존은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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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박문환 >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많이 올랐다. 오늘 새벽 발행된 364일 만기, 그러니까 1년 만기 65억 유로치 낙찰금리가 무려 3.9272%로 이전 낙찰금리가 2.34%였으니 160bp나 치솟았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소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바로 형평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게 되어 만약 EFSF의 금리로 조달을 받게 되면 금리는 대략 3% 전후가 된다. 그렇지만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서도 혹독한 구조조정이 없었다는 것, 필요 없다는 것이 형평성에 대한 문제를 만들고 있다.
그리스의 신민당 총재인 사마라스는 지난 수요일 새벽에 공식석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페인이 추가적인 긴축 없이 1000억 유로나 받아냈는데 우리 그리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이다. 결국 스페인에 대해 긴축의 요구가 없었다는 것이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그 외 주변 국가들에게도 비슷한 대우를 바라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페인의 구제금융이 악재로 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에게도 같은 대우를 해줄 수는 없는 문제다. 구제금융이라면 결국 누군가는 돈을 내야만 되는데 예를 들어 핀란드의 정당들은 왜 우리가 열심히 번 돈을 남에게 지원해야 되느냐며 오히려 유로존에서 자신들이 먼저 짐 싸들고 나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마저 만약 구제금융을 요청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리스나 스페인이 나가기도 전에 북부의 우량국들이 먼저 유로존에서 짐을 싸 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정리하자면 스페인은 워낙 덩치가 커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 여기까지는 맞다. 돕자니 다른 나라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다른 나라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자니 우량국이 먼저 나갈 판이고 그렇다고 스페인은 외면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조지 소로스가 3개월 정도 남아 있다고 했다. 요즘 축구 이야기를 참 많이 한다. 최근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는 축구경기에서 훌리건들이 난동을 부릴 경우 생식기를 물어뜯게 개를 훈련시키고 있다는 경고까지 했다. 축구경기가 있는 나라는 치안당국이 테러 수준의 보안을 책임져야 되기 때문에 몸살을 앓게 된다고 한다. 사람은 알고 보면 참 공격적인 맹수에 속한다. 사람과 가장 닮은 침팬지가 가장 난폭한 포식자인 것처럼 말이다. 붙어 있으면 늘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데 그 선천적인 공격성을 다소 해소시켜주는 것이 바로 축구게임이다. 열광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등 인간이 가진 공격성향의 본능적 욕구를 해소시키는 것이다.
오늘 아침 모 증권사의 리포트에 근사한 문구가 있어 인용하겠다. 유로연합의 설립 초기부터 경제적 목적보다는 정치적 목표가 더 컸었다는 것이다. 유럽은 정말 사람 살기 어려운 동네였다. 우리나라처럼 해외로 가려면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한다는 생각이 잘 이해가 안 가겠지만 유레일을 타고 여행을 하다 보면 국경을 넘었다는 것을 옆 사람이 알려줘야 알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서로 조막조막 붙어있다 보니 당연히 싸움을 많이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유로의 역사는 거의 전체 역사였다. 어느 지역에서 힘 센 놈이 나와 내 땅이라고 우기면 그냥 그놈 땅인 줄 알았어야 했다. 늘 싸우다 보니 싸움의 기술도 크게 발전했다. 오죽하면 1532년 11월 16일 스페인의 원정대장 피사로가 달랑 62명의 기병과 106명의 보병만으로 수만 명에 달하는 잉카군을 무찌르고 잉카제국의 황제인 아타우알파를 인질로 잡는 데까지 달랑 몇 시간 만에 끝났다면 유럽인들은 정말 싸움에는 이골이 날 정도다.
문제는 이렇게 늘 싸움을 하다 보니 민간인들이 너무 많이 죽는다. 결국 유로존이 탄생한 것도 더 이상 유로존에서는 싸움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우선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경제적으로 환전 수수료 정도 낮추기 위해 유로가 탄생한 것이 아니라 툭하면 전쟁이 났던 과거를 청산하고 조금 인간답게 살자는 취지가 더 우선이라는 것이다.
유로존은 무너지 않는다. 다만 경제적인 격차로 인해 최악의 경우 세 나라 정도가 이탈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유로존이 사라지는 것은 아마 우리 생애에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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