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슬픈 집, 꽃다운 나이에 전쟁터로 끌려간 슬픈 운명을 위해…
[윤혜영 기자] 한국에서 가장 슬픈 집은?

6월13일 한 매체는 '한국서 가장 슬픈 집'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서울에 검은 전벽돌로 만들어진 이 건물은 꽃다운 나이에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든 일본을 위해 전쟁터로 끌려간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이다.

이 슬픈 집은 올해 어린이날 문을 열었다. 박물관을 통해 평화의 세상을 아이들에게서 선물한다는 의미에서 어린이날을 개관일로 정한 것.

이 건물은 젊은 건축가 부부 장영철, 전숙희 소장이 조금은 특별하게 설계해 일반적인 박물관처럼 1, 2층의 순서대로 관람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입구에서 어두운 통로를 지나 옆으로 빠져 잠시 야외로 나갔다 와야 하는 것.

동굴 같은 좁은 통로와 어두운 지하실 등은 이는 예상치 못하게 끌려간 할머니들의 슬픈 운명을 상징한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벽돌에는 할머니들의 분노와 희망을 담은 메시지들이 담겨 있다. '그걸 다 기억하고 살았으면 아마 살지 못했을 거예요', '한마디라도 진실한 사죄의 말을 듣는 게 소원이죠' 등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을 저미게 만든다.

사실 이 박물관이 개관하기까지는 수차례 고비를 넘어야 했다. 그 시작은 1992년 1월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날 일본 정부에 사과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역사적인 수요집회가 처음 열린 이후 2002년 '한 주제로 가장 오래 열린 집회'로 기네스북에 오르게 됐다.

그리고 2003년 12월, 위안부 할머니 17명의 후원금 등을 모아 이듬해 박물관 건립위원회를 발족했다.

그러나 총 건립 비용 25억원 중 정부지원은 5억이었고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며 후원을 거절했다. 또 서울시가 서대문구 독립공원 내 부지를 기부했지만 '순국선열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독립유공자 단체가 거세게 반대해 부지를 새로 매입하는 등 박물관 개관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장소를 옮기고 시민들의 지원을 받아 2012년 5월, 성미산 부근 성산동에 자신이 겪은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 되풀이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할머니들의 뜻이 한국에서 가장 슬픈 집인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라는 열매를 맺게 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기억과 상처를 보여주는 자료들과 20년간 여성인권운동가로 활동해 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 그리고 세계 각지 분쟁지역에서 유린당하는 여성 인권의 실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출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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