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2500만명을 넘어섰다. 고용률도 60.5%로 월간 단위로 2008년 6월(60.5%) 이후 4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1년 사이에 전체 취업자 수가 47만2000명 증가하는 동안 청년층(15~29세) 고용은 되레 1만9000명 감소했다.

인구분포에서 우위를 보이는 50대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들의 자영업 창업 확대 등으로 전체 취업자 수가 증가했지만 청년층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청년층 실업률도 지난해 5월 7.3%에서 8.0%로 뛰어올랐다.

◆30대 취업자 수 격감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만2000명 늘어난 2513만3000명에 달했다. 실업률은 3.1%로 지난해 5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다섯 달 동안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해 말에 비해 100만8000명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 규모가 40만명을 넘어서는 등 우리나라의 고용시장은 ‘수치상’으로 계속 나아지고 있다. 문제는 청년층뿐만 아니라 생산성이 높은 30~39세 취업자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5월 중 3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9만5000명이나 줄었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20대와 30대의 인구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인구변동분을 감안하더라도 젊은 취업자들의 감소세는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고용 약화

고용의 질적인 부분도 나아지지 않았다.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를 담당하는 제조업이 10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월 제조업의 취업자 수는 407만1000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1.6% 줄었다.

반면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도매 및 소매업은 3.0% 올랐고, 숙박 및 음식점업 고용도 2.8% 증가했다. 이는 50~60대 베이비부머 은퇴세대들이 고용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그동안의 분석과도 일치한다. 이들이 음식점, 도소매업 등 자영업에 활발히 진출하면서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 5월 중 50대와 60대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 5월보다 각각 28만2000명, 27만8000명 늘었다.

또 임금근로자들 가운데 상용직 증가폭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일용직은 감소폭이 둔화되는 추세다. 상용직의 경우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46만5000명 늘어났으나 2월에는 41만7000명, 3월에는 35만6000명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되고 있다. 5월에도 3월과 같은 수치다. 반면 일용직은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21만5000명 감소했지만 5월에는 13만6000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기획재정부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해 호전되는 고용지표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취업자 수가 2010년 5월 처음으로 2400만명을 넘어선 이후 만 2년 만에 25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자축할 만한 일이지만 청년 실업률이 1년 전보다 오히려 올라간 데다 유럽 위기 등으로 고용지표가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